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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섬김 있는 ‘헌금 없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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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5-15 | 조회조회수 : 2,9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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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 섬김의교회 구인수 목사의 목회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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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인수 섬김의교회 목사가 최근 경기도 고양 써빙워십센터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구 목사는 자비량 사역을 하며 재능기부로 기타를 고쳐주고 예배당을 공유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무료로 제공한다. 고양=신석현 인턴기자


    매주 토요일 경기도 고양 써빙워십센터에선 ‘포크찬양라이브’란 이름의 찬양 축제가 열린다. 찬양사역자는 물론 찬양을 좋아하는 평신도들이 모여 기타를 들고 신나게 찬양을 부른다. 지하 1층에 마련된 130여㎡(약 40평)의 공간은 붉은벽돌로 만들어진 벽 가운데에 흰색 십자가가 있고 각종 찬양 장비와 기타가 자리해 찬양을 부르고 찬양 영상을 촬영하기에 적합하다.


    써빙워십센터는 구인수(45) 고양 섬김의교회 목사가 지난 2월부터 운영하는 무료 공유공간이다. 기타 판매점과 육회 가게를 운영하며 자비량 사역을 하는 구 목사는 원래 섬김의교회의 예배당이었던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예수전도단 캠퍼스워십, 헤븐워십, 뉴띵워십 등 모여서 예배하고 촬영할 장소가 필요한 워십팀과 색소폰이나 기타 연주, 찬양 등을 연습하는 평신도들이 이곳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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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인수 섬김의교회 목사가 마련한 공유공간 써빙워십센터. 찬양 집회와 영상 촬영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고양=신석현 인턴기자
     


    공유공간은 교회 건물에 구애받지 않는 구 목사의 목회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구 목사는 원래 ‘찾아가는 교회’를 꿈꾸면서 2017년 지금의 교회를 개척했다. 예배당을 마련하긴 했지만 공유공간으로 만들기 전에도 예배할 때 외엔 열어두고 누구나 찾아와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성도도 10명 내외의 적은 숫자만 유지하고 굳이 늘리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찾아오는 성도들을 주변의 좋은 교회로 안내했다.


    구 목사는 개척하면서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헌금 없는 교회’ ‘율법 직분보다 영적 직분이 존중받는 교회’ ‘예배 횟수는 줄이되 모일 때 진심으로 예배하는 교회’이다. 구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기 전 2년간 목회를 내려놓고 평신도로 교회를 다녔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고된 노동을 하다 보니 그제야 성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단돈 5000원의 헌금도 부담스럽고 몸이 너무 힘들어 도저히 새벽기도를 나올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적어도 내가 목회하는 교회에선 이런 부담으로 교회를 떠나는 사람이 없길 바랐다”고 말했다.


    구 목사는 2004년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시절 교회학교 학생들을 수련회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13번의 큰 수술을 하면서 생사를 오갔던 그는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지금도 발목이 굳어 꺾이지 않는다. 절망 속에서도 그가 붙잡을 수 있는 건 사역뿐이었다. 수술 후 그는 전남 신안군 태이중앙교회에서 사례도 받지 않고 다시 사역을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염전사업을 하는 한 성도의 소금을 교단과 교회에 저렴하게 팔아 ‘소금 목사’란 별명을 얻었다. 그 수익으로 교회와 사택을 리모델링하면서 교회도 부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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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신석현 인턴기자


    2009년 구 목사는 서울의 한 대형교회와 교단의 지원으로 신안 읍내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했다. 5년간 교회를 건축하며 목회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됐다. 사역지를 찾지 못한 그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차량 운전, 공장 노동 등 고된 노동을 하며 평신도 생활을 해야 했다. 구 목사는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나님께서 원하는 건 헌금을 억지로 많이 모아 교회를 건축하는 것, 내가 주인공이 되는 목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주님이 원하고 이웃이 원하는 목회를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개척 후 구 목사와 아내는 자비량 사역을 위해 일을 시작했다. 다리가 불편한 구 목사는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기타 제작과 수리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웠다. 수입은 기타를 판매해 얻고, 기타 수리는 재능기부로 무상으로 해준다. 기독교인 여부에 상관없이 전국에서 기타를 들고 교회로 찾아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찬양사역자를 만나면서 공유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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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목사가 기타를 판매하고 수리하며 자비량 사역을 하는 써빙기타카페 모습. 구 목사 제공


    지난해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자비량 사역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다. 한쪽은 육회 가게, 다른 한쪽은 기타를 판매하고 수리하는 공간이다. 구 목사는 “원래 교회에서 하던 기타 사역을 다른 공간에서 하게 되면서 기존 예배당이 비어있는 시간이 많아져 생각만 해왔던 공유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원래도 열린 교회였지만 예배당을 잘 꾸며서 찬양 집회나 영상 촬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워십팀 청년들과 전국에서 온 성도들이 공간을 꾸미는 일에 동참해줬다”고 말했다.


    구 목사는 공유공간과 기타를 통한 섬김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공간이 없어 찬양 영상을 찍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 개척을 꿈꾸지만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큰 부담인 목회자 등 다양한 기독교인에게 공유공간이 쓰이길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자비량 사역과 공유공간, 재능기부 등은 모두 제 목회의 일부입니다. 전통적 목회가 아니더라도 삶의 현장에서 필요한 이들을 돕고 얘기를 들어주는 일도 목회의 방식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준비를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섬김을 계속 해나가려 합니다.”


    고양=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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