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섬김 있는 ‘헌금 없는 교회’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공유·섬김 있는 ‘헌금 없는 교회’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공유·섬김 있는 ‘헌금 없는 교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5-15 | 조회조회수 : 2,922회

    본문

    고양 섬김의교회 구인수 목사의 목회 철학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7283_4709.jpg
    구인수 섬김의교회 목사가 최근 경기도 고양 써빙워십센터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구 목사는 자비량 사역을 하며 재능기부로 기타를 고쳐주고 예배당을 공유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무료로 제공한다. 고양=신석현 인턴기자


    매주 토요일 경기도 고양 써빙워십센터에선 ‘포크찬양라이브’란 이름의 찬양 축제가 열린다. 찬양사역자는 물론 찬양을 좋아하는 평신도들이 모여 기타를 들고 신나게 찬양을 부른다. 지하 1층에 마련된 130여㎡(약 40평)의 공간은 붉은벽돌로 만들어진 벽 가운데에 흰색 십자가가 있고 각종 찬양 장비와 기타가 자리해 찬양을 부르고 찬양 영상을 촬영하기에 적합하다.


    써빙워십센터는 구인수(45) 고양 섬김의교회 목사가 지난 2월부터 운영하는 무료 공유공간이다. 기타 판매점과 육회 가게를 운영하며 자비량 사역을 하는 구 목사는 원래 섬김의교회의 예배당이었던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예수전도단 캠퍼스워십, 헤븐워십, 뉴띵워십 등 모여서 예배하고 촬영할 장소가 필요한 워십팀과 색소폰이나 기타 연주, 찬양 등을 연습하는 평신도들이 이곳을 찾아왔다.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7265_8221.jpg
    구인수 섬김의교회 목사가 마련한 공유공간 써빙워십센터. 찬양 집회와 영상 촬영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고양=신석현 인턴기자
     


    공유공간은 교회 건물에 구애받지 않는 구 목사의 목회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구 목사는 원래 ‘찾아가는 교회’를 꿈꾸면서 2017년 지금의 교회를 개척했다. 예배당을 마련하긴 했지만 공유공간으로 만들기 전에도 예배할 때 외엔 열어두고 누구나 찾아와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성도도 10명 내외의 적은 숫자만 유지하고 굳이 늘리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찾아오는 성도들을 주변의 좋은 교회로 안내했다.


    구 목사는 개척하면서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헌금 없는 교회’ ‘율법 직분보다 영적 직분이 존중받는 교회’ ‘예배 횟수는 줄이되 모일 때 진심으로 예배하는 교회’이다. 구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기 전 2년간 목회를 내려놓고 평신도로 교회를 다녔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고된 노동을 하다 보니 그제야 성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단돈 5000원의 헌금도 부담스럽고 몸이 너무 힘들어 도저히 새벽기도를 나올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적어도 내가 목회하는 교회에선 이런 부담으로 교회를 떠나는 사람이 없길 바랐다”고 말했다.


    구 목사는 2004년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시절 교회학교 학생들을 수련회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13번의 큰 수술을 하면서 생사를 오갔던 그는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지금도 발목이 굳어 꺾이지 않는다. 절망 속에서도 그가 붙잡을 수 있는 건 사역뿐이었다. 수술 후 그는 전남 신안군 태이중앙교회에서 사례도 받지 않고 다시 사역을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염전사업을 하는 한 성도의 소금을 교단과 교회에 저렴하게 팔아 ‘소금 목사’란 별명을 얻었다. 그 수익으로 교회와 사택을 리모델링하면서 교회도 부흥했다.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7245_6108.jpg

    고양=신석현 인턴기자


    2009년 구 목사는 서울의 한 대형교회와 교단의 지원으로 신안 읍내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했다. 5년간 교회를 건축하며 목회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됐다. 사역지를 찾지 못한 그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차량 운전, 공장 노동 등 고된 노동을 하며 평신도 생활을 해야 했다. 구 목사는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나님께서 원하는 건 헌금을 억지로 많이 모아 교회를 건축하는 것, 내가 주인공이 되는 목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주님이 원하고 이웃이 원하는 목회를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개척 후 구 목사와 아내는 자비량 사역을 위해 일을 시작했다. 다리가 불편한 구 목사는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기타 제작과 수리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웠다. 수입은 기타를 판매해 얻고, 기타 수리는 재능기부로 무상으로 해준다. 기독교인 여부에 상관없이 전국에서 기타를 들고 교회로 찾아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찬양사역자를 만나면서 공유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7221_9082.jpg
    구 목사가 기타를 판매하고 수리하며 자비량 사역을 하는 써빙기타카페 모습. 구 목사 제공


    지난해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자비량 사역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다. 한쪽은 육회 가게, 다른 한쪽은 기타를 판매하고 수리하는 공간이다. 구 목사는 “원래 교회에서 하던 기타 사역을 다른 공간에서 하게 되면서 기존 예배당이 비어있는 시간이 많아져 생각만 해왔던 공유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원래도 열린 교회였지만 예배당을 잘 꾸며서 찬양 집회나 영상 촬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워십팀 청년들과 전국에서 온 성도들이 공간을 꾸미는 일에 동참해줬다”고 말했다.


    구 목사는 공유공간과 기타를 통한 섬김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공간이 없어 찬양 영상을 찍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 개척을 꿈꾸지만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큰 부담인 목회자 등 다양한 기독교인에게 공유공간이 쓰이길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자비량 사역과 공유공간, 재능기부 등은 모두 제 목회의 일부입니다. 전통적 목회가 아니더라도 삶의 현장에서 필요한 이들을 돕고 얘기를 들어주는 일도 목회의 방식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준비를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섬김을 계속 해나가려 합니다.”


    고양=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22건 151 페이지
    • ‘목회자 신뢰도 회복 급하다’ 윤리강령 36항 제정
      국민일보 | 2021-05-18
      한성연, 연합기관 최초로 발표한국성결교회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본부에서 ‘목회자 윤리강령’의 제정 이유와 세부 항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한국성결교회연합회(한성연·대표회장 한기채 목사)가 연합기관 최초로 목회…
    • [기획] ① 코로나 어려움에도 다음세대 섬기는 주일학교 교사들
      CBS노컷뉴스 | 2021-05-18
      코로나 이후 주일학교 예배는 대부분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 주일학교 교사들, 코로나 상황에도 아이들 위해 헌신 서울 관악구 산성교회는 코로나 이후 주일학교 예배를 모두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앵커]지난 토요일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해마다 이맘때…
    • 기독교계, 5.18 추모예배…"오늘의 광주, 미얀마와 연대"
      CBS노컷뉴스 | 2021-05-18
      부정과 부조리에 맞서 저항하는 신앙의 의미 되새겨 신군부에 침묵하고 동조한 한국교회 과오 회개 교회 내 5.18민주화운동 폄훼 및 왜곡 반성 미얀마 청년, "한국에서 민주주의 배워...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 "폭력과 장기간 투쟁 속에 미얀마 시민들 지친 상태.…
    • “공허함 채우고 ‘사회적 연대’ 이루는 교회문화 만들어야”
      아이굿뉴스 | 2021-05-17
      김학철 교수, ‘팬데믹시대, 문화목회의 방향’ 모색-팬데믹시대, 문화목회의 방향은?과학기술의 발달, 휴머니즘 해체 불러와정서적으로 연대할 곳이 교회가 되기를기독교 신앙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야“교회는 대접받은 것 이상으로 대접해야 하며, 황금률과 공리주의를 넘어서야 …
    • 기하성, 이영훈 목사 대표총회장 연임 결의
      아이굿뉴스 | 2021-05-17
      지난 17일 제70차 정기총회서 임원 전체 연임이영훈 목사 12년 최장수 기록… 연금재단 청산기하성 여의도총회가 지난 17일 제70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이영훈 대표총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총회가 지난 17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제70차 정기…
    • 신천지, 포교 강화?…개인정보 수집까지
      데일리굿뉴스 | 2021-05-17
       ▲지난달 말 신천지 내부소식통에 올라온 이만희 교주 글.(사진출처=인터넷시온선교센터)정체 드러내며 포교활동…최후 몸부림 방증신천지 교리 검증 등 적극적인 대처 필요 “각 지파와 교회의 기획부는 기독교 전화번호 책을 구하세요. 이 책 안에 각 전화번호와 이메일이 있습니…
    • 내리교회, 감리교·개신교회 최초 목사 김기범 안수 120주년 기념예배
      데일리굿뉴스 | 2021-05-17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 내리교회(담임 김흥규 목사)는 지난 5월 16일 주일 오전 11시 한국감리교회와 개신교회 최초 목사 김기범 안수 12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5월 16일 인천 내리교회에서 드려진  한국감리교회와 개신교회 최초 목사 김기범 안수 120주년 기…
    • 기하성 70차 정기총회...지역총연합회 신설
      CBS노컷뉴스 | 2021-05-17
      [앵커]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총회가 오늘(17일) 정기총회를 열고 각종 회무를 처리했습니다.현 임원들이 2년 재신임을 받았고, 총회와 지방회 사이에 지역총연합회를 신설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기자]기하성 여의도총회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총회'란 주제로…
    • "아시아에 민주주의·평화 임하길 기도"
      CBS노컷뉴스 | 2021-05-17
      교회협, 16일 서울 한신교회에서 '2021 아시아 주일 예배' 드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6일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에서 '2021 아시아주일 예배'를 드렸다.[앵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6일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에서 '아시아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코로…
    • 한국교회, "코로나 상황속 공교회성 회복해야"
      CBS노컷뉴스 | 2021-05-17
      파워인터뷰 조주희 목사 - 성암교회 담임. 기윤실 공동대표 [앵커] 코로나19 발생, 1년 3개월... 한국교회는 코로나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했지만 일부 교회는 대면예배를 고집하며 방역당국과 마찰도 일으켰습니다. CBS TV 파워인터뷰에 출연한 성…
    • 한신대학교 총장 후보자 공청회 개최
      CBS노컷뉴스 | 2021-05-17
      6명 후보자 출마..오는 31일 이사회에서 선출"교직원의 성폭력 등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 한신대학교가 총장 후보자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신대 이사회는 오는 31일 제8대 총장을 선출한 계획이다.[앵커]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신학교인 한신대학교가 오는 31일 제8대 …
    •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7283_4709.jpg
      공유·섬김 있는 ‘헌금 없는 교회’
      국민일보 | 2021-05-15
      고양 섬김의교회 구인수 목사의 목회 철학구인수 섬김의교회 목사가 최근 경기도 고양 써빙워십센터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구 목사는 자비량 사역을 하며 재능기부로 기타를 고쳐주고 예배당을 공유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무료로 제공한다. 고양=신석현 인턴기자매주 토요일 경기도…
    •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6848_3105.jpg
      ‘1㎞ 이웃’ 일곱 교회, 한 몸 같은 ‘사역 동행’
      국민일보 | 2021-05-15
      서울 자양동 ‘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의 특별한 협력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 목회자들이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자양1동 주민센터에서 희망상자 전달식을 열고 있다. 교회연합 제공서울 광진구 자양동에는 ‘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이 있다. 교회 건물이 있는 중형 규모 7개 교…
    •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7095_4108.jpg
      “기독교 방송 시청과 공예배의 차이 불분명해져…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단보다 더 큰 위협 될 것”
      국민일보 | 2021-05-14
      고신 이단 대책 세미나에서 터져 나온 한국교회 내부 위기권기현 로뎀장로교회 목사가 지난 11일 경북 경주 켄싱턴리조트에서 예장고신 이단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단대책위원회 제공“한국교회는 이제 교회 밖의 이단·사이비뿐 아니라 교회 내 예배 약…
    • “엄마가 사탄으로 보였다”…흉기로 엄마 살해한 아들 12년형
      한국 중앙일보 | 2021-05-14
       살인사건 이미지. [연합뉴스]어머니가 자신과 동생을 해치려 한다고 착각해 어머니를 살해한 20대에게 1심 법원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진원두)는 14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모(26)씨에게 징역 12년과 함께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