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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네 식구는 ‘사이코 가족’… 정서적 약자와 세상을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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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7-02 | 조회조회수 : 2,5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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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채널 ‘조우네마음약국’ 고직한 선교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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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직한 선교사가 최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강남예배당에서 정신적·정서적 약자를 위한 사역과 유튜브 채널 ‘조우네마음약국’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우네마음약국은 고 선교사 가족이 정신질환을 앓은 경험과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다. 신석현 인턴기자


    ‘난 이렇게 조울증 재발을 막았다’ ‘조울증 환우의 경제활동’ ‘정신병원 입원 전에 알아두면 좋을 팁’ ‘조울증 환자를 위한 기도문’…. 유튜브 채널 ‘조우네마음약국’에 게재된 영상 제목들이다. 조우네마음약국은 조울증 투병기부터 조울증 환자 가족들의 경험담, 고민 상담까지 조울증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관한 다양한 영상을 올린다. ‘조우’는 조울증을 앓는 조우네마음약국 운영자 고하영(40)씨의 별명이다.


    조우네마음약국은 하영씨 외에도 ‘그레이’란 별명으로 활동하는 동생 하림(38)씨와 두 사람의 아내, 그리고 두 사람의 부모인 고직한(67) 선교사 부부가 함께 운영한다. 최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강남예배당에서 만난 고 선교사는 자신의 가족을 ‘사이코(PSYKOH)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정신질환자를 뜻하는 사이코(Psycho)에 고 선교사 가족의 성인 고(Koh)를 더했다. 가족이 모두 정신질환을 겪은 경험이 있기에 붙인 이름이다. 하영씨는 27년, 하림씨는 19년째 조울증을 앓고 있다. 고 선교사와 아내 김정희(65)씨도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에 각각 신경증과 경조증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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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울증을 앓은 경험을 유튜브에서 나누는 하영씨와 동생 하림(오른쪽)씨가 함께 찍은 사진. 고직한 선교사 제공


    고 선교사 부부는 기도를 통해 기적적으로 병을 극복했다. 이는 두 사람의 간증이 됐고, 한국기독학생회(IVF) 청년목회자연합(young2080) 등에서 활동하며 청년 사역에 힘써온 고 선교사가 더 널리 복음을 전하는 기회가 됐다. 그러나 두 아들이 조울증을 앓고 20여 차례 정신병원에 입퇴원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고 선교사는 정신질환이 적절한 치료가 중요한 뇌 질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


    그는 “긴 시간 정신질환의 당사자이자 조울증 환자의 가족으로 살면서 교회가 정신적·정서적 약자를 어떻게 품어낼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정신건강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신앙과 정신건강, 과학적 정보를 적절하게 연결하는 사역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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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처음 시작한 조우네마음약국도 이 사역의 연장선이었다. 3년간 진솔하게 경험을 나누는 콘텐츠가 쌓이면서 8000여명의 구독자가 모였다. 2019년엔 한국 정신간호학의 대모로 불리는 김수지 박사가 설립한 ‘사단법인 좋은의자’에 상임이사로 합류해 정신질환 문제에 대한 논의의 장을 확장하는 데 함께 힘쓰고 있다.


    같은 경험을 갖고 고 선교사 가족에게 상담을 원하는 사람도 늘면서 2019년부터는 카카오톡 채널도 개설해 전화와 채팅을 통한 상담도 제공한다. 고 선교사 부부는 가족상담사 1급, 하영씨는 동료지원가, 하영씨의 아내는 심리상담사 1급 등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부턴 정신질환 관련 도서를 함께 읽고 서로 치유하는 독서 모임과 한 달에 한 번 줌을 활용한 정기 모임 ‘패밀리 파워’를 진행한다. 함께 성경을 읽는 통독방도 있다.


    상담을 요청해온 1100여명의 사연은 가지각색이었다. 공무원, 뮤지컬배우, 디자이너 등 다양한 사람이 자신의 문제와 고민, 경험을 솔직하게 나눴다. 같은 경험을 가졌다는 점에서 내담자들은 쉽게 마음을 열었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대면할 필요 없는 온라인이란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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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채널 ‘조우네마음약국’에서 고직한 선교사와 아들 고하영씨 부부가 채널을 소개하는 모습. 고직한 선교사 제공
     


    고 선교사는 “병원에 가거나 상담실을 찾아가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환자나 가족들도 우리 가족에겐 다가와서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경험을 나눴다”며 “자살하고 싶다는 청년을 설득해서 자살을 막거나 세상 밖으로 나와 시집을 출간하게 하는 등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었을 때 우리 가족도 큰 기쁨을 느낀다. 힘들어도 상담 사역을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고 선교사는 ‘정신적·정서적 약자를 품는 교회’라는 의미의 ‘정품교회론’을 앞세워 한국교회가 정신질환 환자와 그 가족을 돌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품교회의 근거로 데살로니가전서 5장 9~24절 말씀을 제시했다.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현실 속에서 십자가 복음을 기반으로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품는 것이 성경적이고 바른 교회라는 게 고 선교사의 설명이다.


    일부 기독교계에서 정신질환자를 신앙이 부족하다거나 정죄의 대상으로 여기는 등의 문제에 대해선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 선교사도 하림씨가 조울증 증상 중 하나인 종교망상을 겪을 때 귀신 쫓는 축사를 부탁하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정신질환은 말 그대로 정신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어서 영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데, 정확히는 뇌 질환이고 생물학적인 병”이라며 “교회들이 힘을 합쳐서 공신력 있는 정보를 모아둔 포털사이트를 만드는 등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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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경기도 의왕 아뜰리쉬 콘서트홀에서 하림씨가 정신적·정서적 약자를 초청해 진행하는 ‘온리원콘서트’에서 연주하고 모습. 고직한 선교사 제공


    고 선교사는 현재 여러 전문가와 협력해 정신질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성경교재와 관련 코스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정품교회와 관련한 책을 출간하기 위한 크라우드펀딩도 계획 중이다. 코로나19로 지금은 잠시 멈췄지만 음악가인 하림씨가 단 한 명을 위해 곡을 만들고 노래를 해주는 ‘온리원콘서트’도 이어갈 예정이다.


    고 선교사는 “무엇보다 세상과 자신을 격리하려는 정신적·정서적 약자들에겐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고리들이 중요한데 이는 신앙공동체인 교회가 그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며 “우리 가족이 하는 사역이 한국교회가 가진 좋은 자산들을 활용해 진정한 정품교회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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