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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째 외친 “100원만”… 동전 모아 학교 짓는 ‘내 이름은 꽃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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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10-25 | 조회조회수 : 2,2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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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준 국제구호단체 ‘코인트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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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트리 대표 한영준씨가 지난 7일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 앞에서 10년 넘게 ‘100원만’을 외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양=신석현 인턴기자


    한영준(36)씨는 10년째 40여개국을 돌며 만나는 이에게 ‘100원만’을 외친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한꽃거지. 실제 온라인에선 본명보다 한꽃거지라는 이름을 쓴다. 그는 100원을 모아 학교와 병원을 짓는 국제구호단체 코인트리의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 7일 일산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씨는 “2009년 세계 여행을 떠났다. 2년 만에 갖고 간 돈을 다 썼고, 그 후 3년 정도 무전여행을 했다”며 “2014년까지 구걸로만 살았는데 그때 별명이 거지였다. 어감이 좀 그래서 거지여도 향기 나는 삶을 살자 해서 별명 앞에 ‘꽃’을 붙였다”고 웃었다.


    그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았다. 한 달 외국의 현지인 집에 얹혀살아보기도 하고, 이번엔 거지가 돼 보면 어떨까 해서 구걸도 했다.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 재밌는 일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번은 태국에서 성매매 여성을 만났다. 한씨는 그 친구를 ‘똑똑하고 매력 있는 친구’로 기억했다. 그는 “그 친구에게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집이 가난해서라고 하더라. 부모님 병원비, 동생 학비를 마련하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이 일밖에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 사실에 꽤 충격을 받았다. 하나님을 오래 믿어왔지만 이때 처음 하나님이 공평하시다는 걸 의심했다.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단 이유만으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희망 없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물밀 듯 밀려왔다.


    그는 그길로 새벽기도를 드렸다. 선교단체에도 몸담았던 그는 지인들과도 이 고민을 나눴다. 이들의 대답은 하나 같이 “기도하자”였다. 그러나 한씨는 기도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나라도 돕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때부터 한씨는 “100원만” 뒤에 “학교 짓게”라는 말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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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원은 모르는 이가 부탁해도 선뜻 줄 수 있는 돈이었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그가 처음 ‘100원만’을 외칠 때만 해도 인도나 스리랑카에선 밥 한 끼 사 먹을 수 있고 교통비가 되는 돈이었다.


    처음부터 후원자가 많았던 건 아니었다. 첫 한 달 동안은 명함 3000장을 파서 후원해 달라고 사람들한테 나눠줬다. 첫 달엔 17명을 모집했는데 그중 10명이 가족이었다. 그래도 끝없이 도전하니 후원자가 늘어났다.


    한씨는 “100원은 작은 금액이다. 그러나 ‘오래’ 모으면 큰 힘이 된다”며 “그렇게 100원을 보내주신 후원자가 누적 10만명을 넘었다. 정기후원자는 4000여명 정도”라고 말했다.


    한씨는 그 돈으로 볼리비아 스리랑카 멕시코에 학교를 세웠다. 현재 303명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미래를 꿈꾸고 있다. 2017년에는 국제구호단체 ‘코인트리’를 설립했다. 스리랑카 볼리비아 멕시코에 현지 법인을 두고 현지인 직원 17명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멕시코 빈민가에 병원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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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준씨는 100원씩 후원 받아 아이들이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스리랑카 볼리비아 멕시코 등지에 학교를 짓는다. 최근엔 병원 짓는 일도 하고 있다. 코인트리 제공
     


    한씨는 “더 많은 사람을 전문적으로 도울 수 있는 단체를 설립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일회성 도움이 아닌 도움을 주고 이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려면 개인의 힘으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씨는 한 법인의 대표가 된 만큼 선택해야 할 일도 많아지고 결정해야 할 것도 늘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런 삶의 판단에 있어서 늘 스스로 ‘하나님께서 좋아하실까’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한씨는 “하나님께선 제가 행복하길 바라실 것”이라며 “그래서 일단 하고 본다”고 웃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 그걸 알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하더라. 그게 힘들었다”며 “차라리 현장에서 실패하더라도 부딪히는 게 내게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천하지 않고 기도만 하는 삶은 영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왜 주님께서 여리고를 돌라고 하셨겠나. 도는 행동을 해야 무너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한씨는 대뜸 “하나님께선 제가 돈을 많이 벌기 원하실까요.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길 원하실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나누길 원하지 않을까요”라고 했더니 그는 “둘 다 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기본적인 욕심을 솔직히 인정했다. “감사와 기쁨이 있으려면 행복해야 하지 않느냐. 하나님께선 내가 행복하길 바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씨는 “물질만 갖고 행복하다 하는 건 모순”이라며 “물질의 축복만 있다면 저주라고 생각한다. 그걸 통로와 도구로 삼아야지 그게 목적이 되는 삶은 혐오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이 벌어 나누기보단 많이 나눠서 그만큼 버는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양=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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