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파고든 미신, 불안한 20·30세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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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정보성 계정으로 사주, 타로 확산
전문가 “젊은 세대, 운세풀이 중독 우려”
▲한 사람이 타로카드점을 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직장인 J씨는 올해 취직한 20대 여성이다. 큰 일을 앞두고 종종 점쟁이를 찾는다.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등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그녀를 미신 앞으로 이끌었다.
그는 “최근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앞날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다”며 “연애, 금전, 결혼, 직장 등 인생에서 큰 일들을 앞두고 점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점을 보는 것은 비단 J씨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20·30대는 물론이고 10대까지도 미신을 찾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머 계정. 띠 별로 2022년 신년 운세를 점쳐준다.
미신이 젊은 층으로 확산된 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접근이 쉬워진 탓이다.
예전에도 간단히 점을 치는 서비스는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신문 속 ‘오늘의 운세’가 있다. 매일 아침 하루의 운세를 재미삼아 볼 수 있게 했다. 자세한 운세를 보려면 점쟁이를 찾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점집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자 점쟁이나 무속인들이 SNS에 대거 진출하기 시작했다.
20·30세대 상당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주나 타로 등에 손쉽게 접근한다. 유튜브와 달리 유머 혹은 정보성 계정을 통해 노출되면서 터치를 유도한다.
20대 여성 직장인 K씨도 사주, 타로 계정이 아니라 정보성 계정을 통해 사주에 관심이 생겨 점을 봤다고 밝혔다. 수능을 앞둔 10대 H양 또한 평소 친구와 함께 연애운을 포함한 다양한 점술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접했다.
▲유튜브 채널 '쌍문동애기선녀TV'. 업로드된 영상 중 하나는 최대 조회수 300만회를 기록했다.
유튜브의 경우 인스타그램보다 더 자세한 점술로 20·30세대를 유혹한다.
무속 유튜브 채널인 ‘타로호랑’은 구독자만 43만 명에 달한다.
채널명처럼 타로카드로 구독자의 운세를 봐주는 이 채널은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젊은 세대가 구독자의 70%를 차지한다.
타로는 상대적으로 가까운 미래를 점칠 수 있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무속 콘텐츠다. 그 중에서도 연애운 타로 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볍게 보기 어려운 신점(神占) 콘텐츠도 유튜브에 등장했다.
구독자 28만명을 가진 ‘쌍문동애기선녀TV’는 대표적인 신점 유튜브 채널이다. ‘무당이 본 범죄자 사주’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1년 내 예약이 꽉 찰 정도다.
이처럼 젊은 층의 관심이 커지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불안한 현재를 운세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한 SNS 이용자는 "운세를 자주 보러 다녔는데 자신의 행동이나 상황, 결정에 암묵적으로 제약을 두게 됐다"며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운세 탓으로만 돌리고 스스로 돌아보지 않게 된다"고 적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 사이에서 점이나 사주에 의존하는 '미신심리'가 퍼지는 이유는 불확실한 코로나 상황 속 극심한 불안에서 기인한다"며 "지나치게 의존하면 운명주의자가 된 채 노력을 하지 않거나, 운세 풀이에 중독돼 주도적인 판단을 해칠 수 있으므로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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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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