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신교에 빠진 일가족…"우리 아들 내외 좀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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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피한 中 교도 3,000명 추산
지시 따라 집단 거주하며 포교
▲유헌개(61) 씨가 아들 내외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박건도 기자 = "아들아, 며느리야 사랑한다. 아빠, 엄마, 손주 모두 너희가 필요하다."
국내 한 이담상담소에서 만난 중국인 유헌개(61) 씨는 10년 가까이 연락이 끊어진 아들 내외를 찾아 한국에 왔다. 이들은 중국발 이단 전능신교(동방번개)에 빠져 지난 2014년 수뇌부의 지시를 따라 제주도로 입국해 현재 연락두절 상태다.
인터뷰 내내 눈물을 흘리던 유 씨는 "현재 폐 종양 2개가 발견돼 수술 전 급하게 한국을 찾았다"며 "아들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유 씨 아들 부부는 안사돈의 포교로 전능신교에 발을 들이게 됐다. 본인과 손자는 다행히 빠지지 않았다.
이단 전문가에 따르면, 유 씨 아들 내외처럼 전능신교에 포교돼 한국으로 입국한 중국인은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중국 정부가 사이비 집단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하면서 전능신교 교도들은 국외로 도주했고, 당시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던 제주도는 최적의 도피처였다.
유 씨는 "나와 아내는 지금 건강이 좋지 않고, 손자 쇼천(11)이도 외로움을 많이 타고 있다"며 "아내는 지난 2008년 직장암 수술을 하고 몸이 좋지 않은데다 현재 우울증도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실 유 씨는 2년 전 한국을 찾아 수소문 끝에 아들을 찾았다. 집으로 함께 갈 것을 권유했지만 결국 거절당했다.
그는 "아들은 쇼천이가 보고싶지만 전능신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며느리 최모(38) 씨도 영상통화로 일상적인 말 몇마디가 전부였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을 다시 찾기 위해 수소문 중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폭우 등으로 쉽지 않다"며 가족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전능신교에 아들 내외를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 유헌개(61) 씨 가족사진
아래는 유헌개씨 편지 전문.
유O난(刘O男), 최O우(崔O宇) 무사히 있느냐? 너무나 오랜 시간 연락이 없구나. 식구들은 모두 너희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너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구나. 날씨도 점점 추워지는데 꼭 옷을 두껍게 입거라. 너의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다. 최근 며칠 동안 너희들을 특별히 그리워하고 있다. 밥 먹을 때나, 잠들기 전에 눈물을 흘린다. 너희들은 언제쯤 돌아올 수 있느냐? 쇼천(小O)이도 너희들을 무척 그리워하고 있다. 그 애를 데리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에 게 “할아버지, 오랫동안 아빠, 엄마가 나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았어요. 아빠, 엄마가 보고 싶 어요. 새해에 방학이 되면, 할아버지와 저, 함께 한국에 가서 아빠, 엄마를 찾아봅시다”라고 말하더구나. O난아, O우야, 우리는 몹시 너희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만수천산(万水千山)도 혈육의 정은 가로막지 못한다. 너희들이 없는 세월이 참 고달프구나. 우리도 인제 늙어서 쇼천이를 보살피는 것이 힘에 부치 는구나. 너희들은 언제 돌아오겠느냐? 중압감도 크고, 근심도 태산 같구나. 우리가 더 늙으면 누가 쇼천이를 보살펴 주겠니? 쇼천이도 우리가 병들면 자기를 보살펴 줄 사람이 없는 것이 두려워 늘 “할아버지, 할머니, 제발 병으로 앓지 마세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앓으면 누가 저를 돌보 나요?”라고 말한다. 이처럼 어린 나이에 자기를 돌보아줄 사람이 없을까봐 근심하고 있으니, 얼마나 불쌍하냐. 쇼천이를 위해서라도 너희들은 하루빨리 돌아와 그 애를 돌보아야 한다. 너희들이 이 편지를 보고 나에게 전화를 하거라. 너희들의 신체 건강을 기원한다.
아버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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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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