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외래문화 이용 상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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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상업주의 결합해 외래문화 모방으로 변질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가세하며 대중 호기심 자극
▲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부상자들이 이송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핼러윈을 이틀 앞둔 29일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한꺼번에 군중이 몰리며 최소 151명이 사망하는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영미권 기념일인 핼러윈 데이의 상업주의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가 SNS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참사 전부터 핼러윈이 고도의 상업주의와 결합되며 무분별한 외래문화 모방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핼러윈이 문화처럼 번지고 있지만 클럽 행사나 파티용품 판매 등 소비중심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실제 매년 핼러윈에는 서울 강남과 홍대 일대 클럽들이 '핼러윈 데이 파티' 등을 내세워 손님을 끌어왔다.
이에 일부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도 가세하면서 핼러윈은 최근 몇년 사이 젊은층에게 빼놓을 수 없는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한 20대 여성은 “눈에 띄는 복장과 분장을 하고 핼러윈 파티를 가야 ‘인싸’라는 인식이 있다”며 “핼러윈 파티가 상업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또래 무리에 끼려고 참여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유치원들까지 핼러윈 행사를 열면서 부모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경우도 있다. 대형 할인마트나 인터넷 쇼핑몰 등도 핼러윈이 되면 아동용 파티용품 등 관련 상품을 일제히 쏟아내고 있다.
학부모 A씨는 SNS를 통해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는데 매년 핼러윈 기간마다 부담스럽다”며 “서로 경쟁하듯 매년 새로운 복장을 구매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등의 상업적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면서 사탕과 초콜릿을 대거 소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전국소비연맹(NRF)은 올해 미국인이 사탕, 장식, 의상 등 핼러윈용품에 106억 달러(약 15조 원)를 써 기존 최대 기록인 지난해의 101억 달러를 경신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애초에 핼러윈은 한국과는 상관이 없는 날이었지만 미국 문화가 전 세계로 전파되면서 한국의 젊은 층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고, 상업주의와 결탁하면서 축제로 자리 잡았다.
민성길 연세대 의대 정신과 전 교수는 "피어 프레셔(또래 압력)"이라며 "같이 친하게 지내던 아이들이 다 같이 몰려서 핼러윈 기념을 하게 되면 거기에 따라가야 된다는 압력을 받아 같이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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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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