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크리스마스 캐럴 마음껏 트세요"…문화로 복음을 실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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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예장통합 총회문화법인 손은희 사무총장
<편집자 주> 두 달 전, 찬송가를 각색해 만든 재즈풍 캐럴 다섯 곡이 유튜브에 공개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산하 기관인 총회문화법인이 만든 ‘캐럴 인 서울(Carol in Seoul)’ 앨범 수록곡이다. 저작권 염려 없이 누구나 캐럴을 통해 성탄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총회문화법인은 그동안 문화목회의 길잡이자 허브역할을 감당해왔다. 법인 사무총장으로 시무하고 있는 손은희 목사를 만나봤다.
▲ 손은희 총회문화법인 사무총장 ⓒ데일리굿뉴스
"문화 목회는 목회의 전 영역을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문화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을 아름다움으로 연결해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서게 하며, 표현의 풍부함으로 다양한 신앙의 모습을 가지게 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모여 총회문화법인이 설립됐습니다."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문화법인은 교회와 문화를 어떻게 하나로 조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교회 내부에서도 문화예술의 바람이 불 무렵, 문화의 중요성을 직감한 목회자들은 15여 년 전인 2008년도에 총회 결의로 총회문화법인을 설립했다. 예장 통합에서 개신교 교단 최초로 문화를 관장하는 산하기구를 만든 것이다.
손은희 총회문화법인 사무총장은 “문화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교회에서도 문화목회에 대한 요구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목회현장에 적용하고 알리는 데 앞장서야겠다는 결의로 총회문화법인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총회문화법인이 추구하는 문화목회는 ‘선교의 문화적 실천’이다. 문화목회가 무대에서 그치는 게 아닌 성도들의 삶 속으로 찾아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취지다. 문화예술이 소수만 독점하는 전문적인 영역이 아닌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일상이라는 철학에서 시작했다.
손 사무총장은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문화’하면 음악, 미술, 무용, 연극 등 만을 떠올린다”며 “문화목회의 진정한 목표는 문화예술의 생활화를 통해 삶 가운데 하나님을 더욱 충만하게 만나고 기쁨을 누리게 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문화목회의 궁극적 목표는 일상 속 선교의 확장이지만 복음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총회문화재단은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달리 했다. 믿지 않는 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를 위해 총회문화법인은 2011년 산하에 ‘예장문화법인 허브’라는 법인을 설립해 기독교적 색채가 옅은 활동들을 겸해왔다. 특히 지역사회 내 아카데미를 개설하는 등 문화예술 터전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손 사무총장은 “총회문화법인은 일차적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활동하지만, 일반인을 위한 별도 법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문화를 조성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게 최종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 예장문화법인 허브는 지난 1일 연동교회에 더게일홀에서 '캐럴 인 서울(Carol in Seoul)' 신규음원 발표회를 개최했다. ⓒ데일리굿뉴스
크리스마스 캐럴을 무상으로 배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했다. 저작권법이 강화돼 거리에서 캐럴이 사라질 무렵, 총회문화법인은 성탄의 기쁨을 되살리겠다는 목표로 음반을 자체 제작해 보급했다. 2년 전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부활절 캐럴까지 더해 벌써 세 번째 발매다. 연주된 곡들은 모두 총회문화법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손 사무총장은 “믿지 않는 사업자가 운영하는 신촌의 한 카페에서 우리가 제작한 캐럴을 틀었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전해 들었다”며 “점점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게 보이기 시작해 기쁘다”고 말했다.
총회문화법인은 캐럴 제작 외에도 새참음악회, 홈바리스타아카데미, 프로젝트 꿈통, 월간 전자 간행물 '매거진 허브' 발행 등을 통해 문화의 일상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중 새참음악회는 자체 공연을 준비할 여건이 안 되는 작은 교회들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이다. 농부들이 새참을 먹으며 휴식을 갖듯, 지역사회 주민들을 방문해 문화를 선물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독교적 색채를 직접적으로 내세우지 않는 방식으로 문턱을 낮췄다.
손 사무총장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넘어 대전과 대구, 전주, 제주 등 전국 곳곳을 찾아간 새참음악회가 벌써 36회를 맞이했다”며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문화공유의 터전으로 자리잡아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 새참음악회 공연 모습. (사진제공=총회문화법인)
끝으로 손 사무총장은 문화목회 활성화를 위해 한국교회 내 문화에 대한 인식변화를 촉구했다. 아직까지 한국교회에서는 도심 지역의 대형교회에서만 문화목회가 가능하다는 편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사무총장은 “여느 사역이나 그렇듯이 문화목회도 어느 정도의 재정적 뒷받침은 필요하지만, 네트워크나 플랫폼을 활용해 소액으로도 문화목회를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며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있으면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것을 믿고 더 관심 갖고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캐럴 음반 제작 모습. (사진제공=총회문화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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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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