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청년들, 극단 선택·우울증 증가…"교회가 정서적 돌봄 나서야"
페이지 정보
본문
'자해·자살시도' 10~20대 전체 절반 차지
5년 사이 50% 넘게 증가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더 잘살게 돼도, 오히려 우울한 청년들은 늘고 있다. 이른바 '선진국병'이다. 자해를 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보다 적극적인 돌봄과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말해야 할 한국교회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도맡아야 할까.
자해·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이 4년 연속 연간 4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절반 가까이는 10~20대였다.
3일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낸 보고서를 보면 자해·자살을 시도한 10대는 2018년 인구 10만 명당 95건에서 지난해 160건으로, 5년 사이에 68% 급증했다.
20대 역시 127건에서 190건으로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 자해·자살 시도자 증가율 11.8%를 크게 웃돌았다.
한 해 응급실을 방문한 자해·자살 시도자가 4만3,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10대에서 20대 비중이 46%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나라가 잘살고 먹고 사는 문제가 대체로 해결돼도 우울하고 극단 선택을 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전형적인 선진국병의 모습이다.
여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인간관계 단절, 경기침체에 따른 극심한 취업난 등이 겹치며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외부와의 관계는 단절된 반면, SNS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에 접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대적 빈곤, 자존감 하락으로 인한 우울감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년들의 극단 선택·우울증 증가를 개인의 의지만 탓할 게 아니라 사회 전체 문제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청년층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기존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등 청년을 위한 정신건강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교회도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기울기이기 시작했다. 정부와 연계해 정신상담을 제공하거나, 걷기대회 등으로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힘쓰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청년들의 심리적 회복을 돕기 위한 교회의 역할은 아직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성돈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대표는 "한국교회가 생명지킴이로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청년 자살예방 등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면서 "안타깝게도 교회들은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자살예방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생명의 소중함'을 핵심 가치로 여기는 한국교회가 생명의 가치를 알림과 동시에 청년들의 정서적 돌봄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교회가 먼저 생명존중 교육을 실시해 다음세대가 사회에서 생명지킴이 리더가 되도록 양육해야 한다"면서 "우리 청년들이 세상의 잣대가 아닌 비전과 꿈을 가지고 이 시대를 살 수 있도록 교회가 동반자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링크
-
데일리굿뉴스 제공
[원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