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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YP의 신앙 에세이, 확신인가 맹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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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뉴스M| 작성일2020-09-10 | 조회조회수 : 4,65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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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박진영, 무엇을 위해 살죠?, 은행나무, 2020



    [뉴스M=장민혁 크리에이터] ‘쓸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어디에 쓸모 있는지를 증명하지 못하면 사장된다.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지 그 실용성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못하면, 철학이든 인문학이든 설 자리는 없다. 신학은 그중에서도 가장 위태로운 학문이다. 도대체 왜 신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그냥 ‘아멘!’하고 믿고, 성경만 읽으면 되는 것 아닌가? 신학생으로서, ‘신학 유튜버’로서 이 질문에 솔깃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쉽지 않다. 이럴 때 부모님은 반례를 들곤 하셨다. 공부하지 않으면 이러쿵저러쿵 고생하게 된다는 식으로 말이다. 필자에게도 사례가 하나 생겼다. ‘신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 라고, 박진영의 에세이 [무엇을 위해 살죠?]를 보여주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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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YP의 신간 [무엇을 위해 살죠?]의 책표지(사진=은행나무 제공) 


    이 책은 박진영의 인생 스토리 한 스푼, 신앙 간증 두 스푼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인생사는 전형적인 성공담의 전개를 그대로 보여준다. 제법 유복하고 개방적인 가정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공부도 잘해 명문대에 진학한다. 어린 시절 짝사랑의 경험은 완벽한 이성과 결혼하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심어주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저자는 엄청난 노력과 운의 연결을 통해 이를 이뤄냈고, 지금의 ‘JYP’가 되었다.

    그렇게 모든 걸 이뤘다 싶은 순간 저자에게도 시련이 찾아온다. 금융위기라는 불가항력적인 사건으로 인한 미국 진출 실패와, 노력으로도 극복할 수 없었던 결혼 생활로 저자는 근원적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책 제목처럼 “무엇을 위해 살죠?”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인데, 운의 실체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돈과 쾌락과 명예로 채워지지 않는 인생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다는 열망은 그를 종교의 문턱으로 이끈다. 저자는 신, 곧 창조주에 대한 실마리를 성경에서 발견하고 성경 연구에 매진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회심 스토리인데, 박진영이라는 인물의 비범한 노력과 완벽에 대한 집착은 어딘가 독특한 신앙 노선을 걷게 만든다. "성경이 정말 진리인지 아닌지 확인해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성경에 쓰인 수많은 예언들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해보면 된다."(140)라고 말하며 그는 이스라엘로 떠난다. 직접 역사 자료와 성경을 비교하며 성경의 예언이 정말 역사 사건으로 성취되었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경 해석에 기반해 (혹은 누군가에 배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교리 체계를 완성해낸다. ‘첫 열매들’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한 저자는 거의 목회자처럼 심방을 다니고, 교리를 강의하며 지내고 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묘하다. 완벽한 구원의 확신을 느껴야만 구원받은 것이라고 말하며, 구원받지 못한 사람에게 세례를 주는 것은 구원받을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또 구원받은 시점을 정확히 특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대목도 있다. 그리고 ‘참 교회’와 ‘거짓 교회’의 4가지 판별 기준을 만들어 기성 교회 대다수가 거짓 교회라고 주장한다. 어떤 시한부 환자를 방문해 나눈 대화를 보면 "그분이 천국에 가는 기준을 잘못 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예수님을 열심히 믿고 착한 크리스천으로 살면 천국에 가는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천국에 가려면 죄가 하나도 없어야 한다고 쓰인 구절을 보여주었다." (239) 라는 내용도 등장한다.

    간추려 적었지만,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요약한다면, 총체적 신학의 부재 혹은 오용이다. 신학자 다니엘 밀리오리는 신학을 “질문하는 신앙” (다니엘 밀리오리, [기독교 조직신학 개론], 백충현 외 역, 새물결플러스, p.54)이라고 정의하는데, 박진영의 신앙관에는 질문도 궁금증이 생길 여백도 없다. 저자의 완벽에 대한 집착은 ‘논리적 일관성’에 대한 극단적 추구로 나아갔고, 해결되지 않은 모든 의문과 신비의 영역을 본인의 섣부른 결론으로 덮어 버렸다. 밀리오리는 “난해한 질문을 제기할 만큼 신앙이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지 않는다면, 신앙은 비인간화되며 위험해진다. (중략) 질문하지 않는 신앙은 곧장 이데올로기, 미신, 열광주의, 자기도취, 우상숭배로 전락한다.” (같은 책 33-34)라고 물음표를 남길 것을 경고했지만, 박진영은 "내 삶에 대해 궁금한 건 없었다. 성경 안에 그 답이 모두 있었기 때문이다" (144) 라며 마침표를 찍었다. 그의 신앙은 질문 없는 닫힌 세계가 되었고, 하나님은 ‘아론의 금 송아지’ 안으로 폐쇄되었다.

    각론으로 들어간다면, 박진영의 신앙관은 성서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이 부재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성서 이해는 ‘문자주의’ 혹은 ‘역사주의’ 해석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성경이라는 문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성과 신성을 지니듯 성경이 지닌 계시의 측면과 더불어 인간의 저작물의 측면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경의 예언을 문자 그대로 역사에 대입해 성서를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집’ 정도로 만들어 버렸다. 또 조직신학의 측면에서는 영과 육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인간론, 이에 따른 단면적인 구원론이 이어지며 교회론은 물론 창조론과 종말론이 갈 길을 잃고 방황해 세대주의적인 해석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는 역사신학에 대한 외면 곧 기독교 전통이 지닌 역사와 교리의 발전 과정에 대한 무지 혹은 무관심에 기인한 것이며, 따라서 예배와 예전이 지니는 의미는 찾아볼 수도 없다.

    기독교 신앙은 역사와 공간이 교차하는 다차원적 구성물이며, 하나님의 신비가 머무는 자리이다. 편의상 교리 체계라는 약도를 그려볼 수는 있지만, 지도 한 장이 지구라는 세계가 주는 경험의 층위를 대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본인이 경험하고 기록으로 남긴 한 장의 ‘약도’를 마치 세계 자체인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소개하는 저자가 안쓰럽다. 그리고 이 조악한 지도 한 장을 기독교 신앙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게 될 독자들을 생각하니 한스럽다. 어거스틴의 말처럼 “하나님은 항상 그보다 더 크신 분”인데 말이다.

    사실 이 책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 저자 만의 문제도 아니다. 굳이 알고 싶지 않아도 우리는 질문 없는 신앙이 한국교회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를 매일 뉴스로 접하고 있다. 신학의 쓸모를 증명할 것을 요청 받는 시대이지만, 그 쓸모를 입증하는 과정조차도 이미 신학의 일부다. 섣부른 결론이 아닌 진득한 질문을 위해 신학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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