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장들 휴대전화 보며 비대면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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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백석 공천위 회의 현장
정영근 예장백석 부총회장(오른쪽)이 10일 서울 서초구 총회회관에서 열린 공천위원회에 앞서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10일 서울 서초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 총회회관 2층 강당. 김종명 사무총장이 대형 TV 화면을 바라보며 마이크를 잡고 공지했다. “전국에 계신 노회장님들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회의를 위해 마이크를 일괄 소거하겠습니다.”
예년에는 9월 정기총회를 앞두고 12개 부서와 9개 상임위원회 위원 전체를 선정하는 공천위원회가 열리면 100명 넘는 목회자들이 마이크를 잡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공천위원회 회의까지 획기적으로 바꿔놨다. 총회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이용한 비대면 회의를 위해 디지털 캠코더 2대와 PC 3대를 준비했다.
공천위원회에 참여한 노회장들은 교회 당회실이나 자택, 차 안에서 영상을 지켜봤다. 정장이 아닌 캐주얼 복장 차림이 많았으며, 이어폰을 끼고 경청하는 노회장도 있었다. 20여명의 노회장은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신경쓰기도 했다. 화상 회의가 익숙지 않은 일부 노회장은 휴대전화 카메라 각도를 여러 번 조정했다.
첫 화상 회의라서 진행상 미흡한 점도 보였다. 사회자인 60대 공천위원장도 줌 프로그램이 익숙지 않은 듯했다.
사회자가 의견을 밝히라고 하자 줌 프로그램에 ‘임○○ 손듦’이라는 문구가 떴다.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당사자의 발언이 계속됐고 다른 참석자의 발언이 섞이면서 소리가 울렸다. 임모 노회장의 목소리는 3분 만에 나왔다.
회의가 익숙해지자 줌 화면에 여러 명이 발언권을 얻기 위해 손을 들었다. 서울노회 김영달 목사는 전체 회원에게 문자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회의는 1시간30분 만에 끝났다.
정영근 부총회장은 “이번 9월 총회에서 비대면 회의가 정착된다면 앞으로 총회 각 부서 회의나 노회, 당회의 회의문화가 바뀔 것”이라면서 “시공간의 제약이 크지 않은 온라인 회의가 익숙해지면 교통비 식사비 등 회의에 드는 예산과 회의 참석을 위한 이동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줌 회의를 준비한 정현진 대전 백석교회 목사는 “줌 회의 때 울림 현상을 막으려면 참석자가 반드시 이어폰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온라인 회의에 적합한 회의규칙도 만들 예정이다. 원활한 총회를 위해 오는 15일과 21일 리허설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예장백석은 오는 22일 오후 1~5시 총회회관에서 비대면으로 제43회 총회를 개최하며, 총대 1040명은 줌을 통해 참석한다. 총회 회의록은 PDF로 사전 배포된다. 이번 총회에선 화해중재위원회 설립,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와 목회자를 돕기 위한 목회협력지원센터 설립 등을 논의한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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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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