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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통’칠 수밖에 없었던 천종호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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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한국기독신문| 작성일2020-09-11 | 조회조회수 : 3,9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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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홈 사역, 기독교인 아니면 못해낸다”



    ‘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장로는 우리나라 사법 사상 최장기간 소년재판을 맡은 판사이다. 8년간 12,000여 명의 소년범들을 재판했다. 8년간의 재판 기록이 사무실 한켠에 자리잡고 있듯이 그간 만난 소년범들이 천 장로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처음엔 큰 뜻 없이 시작하게 된 소년재판이 그의 인생을 바꿨고, 그를 만난 소년범들의 인생을 바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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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종호 판사


    부산 서구 아미동 까치고개에서 자란 천종호 판사는 7형제로 부모님까지 9명의 식구였다. 단칸방에서 9가족이 살만큼 가난하게 자랐고, 고등학교 때는 돈이 없어 수학여행도 가지 못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네에서 놀던 친구들을 따라 교회에 출석하게 됐다. 주일 오전만 되면 같이 놀던 친구들이 안보여 친구들을 따라 아미동교회(현 아름다운교회)에 가게 됐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던 중 원서접수 마지막 날 우연히 거리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평소 친하지도 않던 친구가 대학 접수를 묻더니 고민하던 천 판사를 대신해 부산대 법대에 원서를 접수했다.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7번 낙방 후 8번째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판사 임관은 성적순으로 하는데, 연수원 26기였던 그의 성적은 50대 등수였다. 한해 선배였던 25기의 경우 40명까지 판사임관이 됐으나, 26기부터 예비판사제가 도입돼 75명이 판사로 임명돼 천 판사 역시 판사로 임명 받았다.

    천종호 판사는 가난한 그의 가정환경에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7형제들 중 혼자 대학을 나왔기에 판사생활도 오래할 생각이 없었다. 20년 정도 판사 근무 후 변호사로 개업해 가족들을 도와야겠다는 계획이었다.

    부산고등법원에서 3년 근무 후 보통의 인사발령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으로 가야 하는데 창원지방법원으로 가게 되면서부터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됐다. 천 판사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고백한다. 창원지방법원에서 소년재판을 담당하게 됐는데, 일반 사건과 달리 소년재판은 판결문 쓰는 노력이 덜해 시작하게 됐다. 변호사를 계획하는 이들은 소위 영업에 도움 되지 않는 소년재판을 선호하지 않는다. 전국 판사 3천여 명중 소년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는 30명도 안된다.

    소년재판을 경험해보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건이 많아 평균 하루 6시간 동안 100명을 재판하는데, 1명에게 할애되는 시간이 평균 3분이다. 이것조차 인적사항 묻고 사건 경위 묻고 나면 벌써 2분이 지나가고 1분간 판결을 내려야 한다. 천 판사는 “아이들이 3분 만에 재판을 받고 돌아가면 법정에 대한 경각심을 못 가질 것 같아서 호통을 치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는 법정에 서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들에게 호통을 쳤고, 부모들에게 호통을 쳐야 했다.

    천 판사의 호통 치는 재판의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후 ‘호통판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그러나 거칠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내면에는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기에 이해하는 인생 선배로서의 안타까움이다.

    천 판사의 중학교 동창이 부산 폭력조직인 칠성파에 가담해 현재 목포교도소에 무기징역수로 복역 중이다. 천 판사는 “그 친구가 제게 편지를 줬는데 자신을 본보기로 알려달라고 했다. 어둠을 동경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선택을 하며 후회하는 일 없도록 도와달라는 그 친구의 편지를 보면서 더욱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친구와 제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큰 차이는 없지만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했느냐일 것이다. 부디 청소년들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소년재판에 1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3분 밖에 없다. 천 판사는 “어른 재판이었다면 변호권 침해다, 인권 침해다고 했을 일이다. 일본처럼 1시간이면 아이들도, 가족들도, 선생님도, 판사도 충분히 말할 수 있지만 3분은 그런 말을 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소년재판을 빗대어 ‘자동판매기 재판’이라고 한다”면서 “아이들이 와서 무엇을 느끼겠나? 아이들 사이에 재판장에 섰을 때의 노하우가 전해지고 있다. 아이들의 표현대로 재판을 껌이라고 말한다”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소년원이 전국 10개 있다. 사회에서는 소년재판에 엄벌을 처해 재비행을 막아달라고 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소년원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많을 때는 한방에 20명이 잔 적도 있다. 간식도 없이 3끼 식사를 제공하는데 2018년 기준 1끼 식사비가 1,750원이다. 한창 크고 많이 먹을 때인 청소년 시기를 감안하면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누구도 관심 갖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교회에서 소년원에 관심을 갖고 사역으로 돕고 있는 것을 안다. 더 많은 교회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특히 소년원 이전인 재판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가 고파서 빵을 훔치고 돈이 없어서 담배를 훔친 아이들의 재비행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엄격한 처벌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진 천종호 판사는 엄격한 처벌만큼 재비행을 막는데 누구보다도 노력했다. 보호 소년 축구단을 운영하고 사법형 그룹홈을 설립하는 등 다시 그의 법정에서 보지 않길 바라며 앞서 노력하고 있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여학생이 할아버지, 아버지, 오빠와 단칸방에 살다가 같이 잘 수 없어 중1 때 가출했고 중2때 성매매 등으로 몸과 영혼이 망가져 법정에 오게 됐다. 천 판사는 “그 여학생에게 성매매 초범이니 재범하지 말라 교육하고 돌려보내면 다시 안하겠는가? 여학생에겐 자신이 머물 방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안가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목사님, 장로님, 성도님들께서 이 사역의 필요성에 공감해주시고 동참해주셔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케어해 주신다. 이 일은 기독교인이 아니면 못해낸다. 결코 쉽지 않지만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인권 문제로 성공형 사례를 보여줄 수가 없어 제가 언론에 나간다. 많은 분들이 판사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에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재비행을 막고 이 일에 사회가, 교회가 관심가져 주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종호 판사는 지난 5월 ‘2020년 제98회 어린이날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저서는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에 이어 지난 5월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을 출간했다. 앞서 발간한 일반서적 3권의 수익금 전액은 비행 청소년 선도를 위해 사용했다.

    최근 출간한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은 기독교서적으로,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하며 노력했다. 천 판사는 “사람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면 같은 처벌을 해야하지만 형법 상해죄에 따르면 존속이기에 가중처벌을 한다. 왜 그랬을까? 공동체의 가치 선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면서 “선을 논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인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사회, 공동선을 회복하는 사회는 선의 영역이 정의와 법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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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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