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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스 공습'에 문득 이스라엘 장관이 떠오른 이유는?[워싱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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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CBS노컷뉴스| 작성일2023-10-10 | 조회조회수 : 1,1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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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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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공습에 파괴된 팔레스타인 통신 회사 건물.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 배후설'을 들고나온 사람들은 최근 미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자칫 소외될 것을 우려한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마스의 이번 공습이 이전에 이스라엘과 있었던 교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화력 자체가 컸다는 점에서 외부 지원에 힘이 실리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의 이번 공습에는 이란의 지원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은 이란이 직접 개입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있지는 않다. 

     

    이슬람교 수니파인 하마스가 시아파 집권국가인 이란의 지원을 받았다는 것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지만, 수니파 좌장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마당이니 중동의 복잡하고 다양한 역학 관계를 모두 이해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다만 하마스와 이란은 근본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둘 다 이스라엘이라는 '눈엣가시'가 있었던 것이다.

     

    '핵 보유'를 공식화하려는 이란을 이스라엘이 결코 용납할 리가 없고, 하마스에게 현 이스라엘 영토는 어느 개인이나 어느 단체의 것이 아니라 바로 이슬람의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스라엘이라는 공통의 적이 존재한다는 게 '이란 배후설'을 뒷받침하지는 못한다. 하마스·이란 관계는 차차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고, 일단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유와 배경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우선 하마스는 1987년 창설된 이슬람 무장정파로, 그 뿌리는 1920년대 후반 이집트에서 창설된 수니파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에 두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지구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과 달리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본거지가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영토는 미래의 무슬림 세대가 최후의 심판 날까지 사용해야할 이슬람의 신성한 소유"라고 서약하고 있다. 


    하마스가 이번 공습을 '알 아크사 홍수'라고 명명한 것도 눈여겨봐야한다.

     

    알 아크사는 예루살렘 성전산을 뜻한다. 이곳에는 이슬람 3대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과 바위 돔 사원이 있다. 무함마드가 이곳에서 하늘을 다녀왔다는 전승에 따라 지어진 사원들이다. 

     

    지난 1967년 이스라엘은 '6일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요르단이 통치하던 성전산이 자리한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자신들의 영토로 합병했다.

     

    하지만 성전산 위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은 어찌할 수 없었다. 이미 이슬람 성지가 된 곳을 손댈 경우 전 세계 이슬람이 단결해 이스라엘을 향해 전쟁을 벌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스라엘은 성전산 위에 이미 세워진 이슬람 사원에 대한 관리권은 요르단과 팔레스타인 와크프(WAQF·이슬람재단)에 넘겨주고 외곽경비만 이스라엘 경찰이 맡게 했다. 

     

    현재 이슬람 사원이 있지만 성전산은 이슬람 뿐 아니라 유대교, 기독교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성지이다.

     

    유대교에서 성전산은 아담과 노아의 땅일 뿐 아니라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희생 제물로 바치려 했던 모리아산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솔로몬 때 성전을 지었던 곳이 이곳이라고 믿고 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주된 사역이 벌어진 무대이기에 양보할 수 없는 곳이다. 

     

    특히 이슬람에게 성지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곳이다. 이른바 '성지 해방'은 이슬람 단체들이 진짜 목적을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 명목상의 목적이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목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올 초 이슬람에게는 말도 안되는 일이 성전산에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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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연합뉴스


    이스라엘 경찰조직과 국경 경찰을 관할하는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이 지난 1월 3일 오전 성전산 방문을 강행했던 것이다. 그가 그곳에 머무른 시간은 고작 13분 정도였지만 '후폭풍'은 결코 작지 않았다.

     

    이슬람 입장에서는 비(非)무슬림이 성전산에 발을 들여놓는 것 자체를 불결하게 여기고 신성을 모독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스라엘 장관이 느닷없이 나타나 "성전산은 모두에게 열려있다"고 주장하니 기가 막혔던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이 전격 취소됐고, 이때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쏘고 '벤-그리브 마네킹 화형식'을 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시작했다. 

     

    벤-그리브는 유대교 극우 정당인 '종교 시온주의당'의 당수였으나,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르당과 연정을 통해 장관으로 임명된 인물이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하마스의 공습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보복을 천명한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중동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흔든 계기가 된 '벤-그리브 성전산 급습'에 그 역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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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로켓. 연합뉴스


    그런데 하마스가 이번 공습을 '알 아크사 홍수'라고 명명한 걸 보면, 그 사건과 아주 관련이 없다고 보기도 힘들다.

     

    하마스의 견지에서 볼 때, 영토를 빼앗기고 겨우 성전산을 관리하고 있는 신세도 억울한데 하물며 이방인이 무턱대고 성전산에 들어와서 '유대교도 이곳에서 마음대로 예배드릴 수 있다'고 떠들었으니 마냥 두고만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일반인들은 무슬림이 성지를 신성하게 보존하는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몰랐을 리는 없다.


    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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