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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 유가족 회복의 길 교회와 성경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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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07-22 | 조회조회수 : 8,8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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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재 ‘로뎀나무 아래에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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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진원 서울 도림감리교회 목사(왼쪽)와 윤성민 집사가 지난 17일 교회에서 ‘로뎀나무 아래에서’를 활용한 성경공부 모임 활성화를 논의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인터넷에서 보고 무작정 찾아갔어요. 두 가지에 놀랐습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주는 예배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많은 교회가 있는데 자살유가족을 위로하는 예배는 딱 하나뿐이라는 것이요.”

    6년 전 아들과 함께 자살유가족 위로예배에 참석했던 윤성민(가명) 서울 도림감리교회(장진원 목사) 집사가 받은 첫 느낌이다. 10년 가까이 우울증 치료를 받은 그의 아내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윤 집사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위해서라도 긴장의 끈을 바짝 동여매야 했다. 아등바등 버티던 삶은 채 1년이 되지 않아 탈이 났다. 그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아들과의 갈등이 터져 나왔고 직장까지 그만둬 감정기복이 심해졌다. 어떻게 하면 티 안 나게 삶을 끝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나날이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장례식 이후 뚝 끊겨버린 교회와 성도들의 관심은 아내이자 엄마를 잃은 부자에게 더 큰 상처를 줬다. 담임목사에게 “우리 교회 표어가 ‘가족 같은 교회’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호소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현실을 부정해가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윤 집사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돼 준 게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이사장 임용택 목사)가 진행하던 자살유가족 위로예배였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지닌 이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임 속에서 부자는 조금씩 상처를 메워갔다. 얼마 후부터는 장진원 목사의 요청으로 윤 집사가 예배 후 자조모임을 맡았다.

    “처음엔 막막했는데 내게 영향을 줬던 성경 구절과 그 의미를 차근차근 돌아보며 A4용지에 적었습니다. 구원 용서 고난 등을 주제로 성경을 묵상하고 각자의 상황을 나눌 수 있게 문항들을 준비했지요. 그 과정을 통해 떠난 가족을 붙잡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내려놓고 나를 돌아보는 겁니다. 궁극적으론 상황과 사람은 상처를 주지만, 성경은 진정한 위로를 준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2년 전부터는 윤 집사가 준비한 성경공부 자료에 장 목사의 심리검사 자료를 더해 12주 분량의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장 목사는 “자살유가족은 가족의 상실 이후 충격·직면·조정 시기로 구분되는 애도 과정을 거치며 정서적 하강과 상승을 경험하는데 지금이 자신에게 어떤 시기인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성찰하며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자살 이후 남은 이가 겪는 상황들’ ‘상실에 대처하기 위한 지침’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가 되는 방법’ 등 유가족과 이들을 보듬고자 하는 교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더해 ‘로뎀나무 아래에서’란 이름의 교재를 출간했다. 상심과 좌절 가운데 로뎀나무 아래서 하나님의 위로와 새 힘을 얻었던 엘리야 선지자(왕상 19:4~8)를 떠올리며 우리와 함께 울고 계실 성령님을 발견하자는 의미다.

    윤 집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교회가 생명의 방어막을 준비해둬야 할 시기임을 깨닫는다”며 “‘로뎀나무 아래에서’가 이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프호프는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자살유가족 성경모임 지도자 교육을 올 하반기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장 목사는 “불이 나지 않더라도 소화기는 준비해둬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떠난 이’와 ‘남은 이’를 위해 진정한 ‘돕는 이’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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