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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한 교회 네 성전’ 연합, 소외 청소년·가족과 노숙자 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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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10-14 | 조회조회수 : 1,1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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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신 성도 10명이 1개 교회 개척… ‘파라 처치’ 꿈꾸는 화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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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평교회 성도들이 지난 8월 중순 경기도 가평의 한 교회에서 열린 여름 수련회에서 소그룹 모임을 하고 있다. 화평교회 제공

    작은 교회도 교회를 분립시켜 연합할 수 있으며 다음세대도 소외되고 지친 기성세대를 품어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교회가 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과 군자동, 강동구 길동과 고덕동에 각각 나뉘어 자리 잡은 화평교회(유제중 목사)다. 화평교회는 반석 구의성전(이영현 전도사)을 기점으로 지성전 개념의 3개 성전이 연합해 사역한다. 소외된 청소년과 가족을 품는 서머나군자성전(설은아 선교사)과 길동성전(임희수 전도사), 노숙자들을 품는 고덕동 가버나움성전(조보익 전도사)이다.

    지난달 27일 주일 예배가 열린 가버나움성전을 찾았다. 99.17㎡(약 30평) 남짓한 지하 예배당에 청년부터 노년까지 성도들이 모여 손을 뻗은 채 서로를 향한 축복의 노래를 불렀다. 예배 후 이어진 소모임 시간엔 20~30대 청년지도자를 중심으로 5~6명씩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눴다.

    권현욱(26)씨는 “친구 따라 교회를 다니게 된 후론 온몸에 문신을 새겼던 과거가 후회되며 점차 행동과 말투가 변하더라”면서 “무엇보다 서로 욕하지 않고 진심으로 기도해주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 감동에 보답하고자 교회 사역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려 한다.

    정모(50)씨는 “나이를 떠나 서로 아껴주고, 젊은 청년 리더가 연락도 자주 해주니 고맙다”면서 “요즘 일거리도 없어 마음이 심란하지만, 하루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잊지 않고 살게 해달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배 후 만난 유제중(43) 담임목사는 화평교회의 특징을 섬김의 비전이 있는 성도들과 함께 지역 내 노숙 위험에 처한 거주민, 사회적으로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소외되고 가슴 속에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이들을 한마음으로 품는다는 점을 꼽았다. 유 목사의 목회철학과 4명의 지성전 담당 교역자들이 추구하는 사역의 방향도 성도들을 양육하고 제자로 만들어 세상의 낮은 곳을 향해 복음을 제시하고, 성도들이 하나가 돼 낮은 자를 섬기는 것에 맞춰져 있다.

    이는 학창시절 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등 소외된 삶을 살았다고 고백하는 유 목사의 아픔과도 맞닿아 있다. 슬픔에 빠져 눈물로 기도하던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낮은 곳에서 보는 생각이 진짜다’란 마음을 주셨다. 유 목사는 “문득 소외된 자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신 예수님이 보는 세상이 진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그 후 소외된 사람, 상처 있는 사람, 죄에 무너져 고통당하는 사람들처럼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통해 오시는 예수님을 대접해드리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노숙자가 교회에 많이 모이면 기존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와 고민이 들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교회는 마땅히 소외계층이나 죄인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교회의 역할을 곱씹었다. 그는 “소외된 이들이 근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예수님의 사랑’”이라며 “교회는 그런 이들에게 다가가 관계를 맺고, 친구가 돼 삶을 같이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목사를 비롯한 화평교회 사역자들은 사회복지혜택 받는 법을 몰라 노숙 위험에 처한 성도들을 위해 기초 수급비를 지원받거나 거처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과 가족 같은 관계를 맺으며 삶을 공유한다.

    화평교회가 꿈꾸는 교회의 모습은 ‘에클레시아’와 ‘파라 처치(para-church)’다. 에클레시아는 신약에 나오는 ‘교회’의 헬라어 표현으로 예수가 있는 곳이자 하나님의 집을 의미한다. 예수가 베드로의 믿음과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시며 2~3명이 예수 이름으로 모인 곳에 예수 자신도 그곳에 함께 계시겠다고 말한 것에서 비롯됐다.

    유 목사는 “예수님은 에클레시아 공동체 모임 가운데 성경을 통해 말씀하셨다”면서 “우리 교회도 성도 간 모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맞는 삶의 지침과 말씀을 주신다는 것을 믿으며 모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로컬 처치’보다는 제자를 양육하고 그 제자들을 각자 삶의 반경으로 파송해 그곳에 작은 공동체를 만드는 ‘파라 처치’ 비전도 있다. 그래서 화평교회는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모이기보다는 헌신 된 제자들을 중심으로 나뉘어 모인다. 그 결과 지금의 4개 교회가 연합을 이루는 모습을 띠게 됐다. 성도가 늘어 교회 규모가 커졌을 때 양육을 통해 리더로 세운 제자들을 새로운 지역으로 파송한 것이다. 유 목사는 이를 ‘교회가 교회를 낳는 구조’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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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평교회 성도 2명이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 천호역 지하주차장에 쓰러져있는 한 여성 노숙인을 위로하며 기도해주는 모습. 화평교회 제공


    유 목사는 교회의 사명을 다시금 정립하게 된 사건을 소개했다. 유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순복음강북교회에서 10년 넘게 사역한 뒤 2016년 말 지금의 교회를 개척했다. 성도가 늘면서 교회가 교회를 낳는 비전을 시행할 때가 됐지만, 교회 개척의 힘듦을 누구보다 잘 알던 그는 이를 외면하고 싶었다.

    하루는 길을 가던 그 앞에 여성 노숙자와 그를 쫓아내려는 주차장 관리인이 실랑이를 벌였다. 몸싸움 끝에 여성 노숙자가 쓰려졌다. 그때 유 목사와 함께 길을 가던 두 여성 성도가 주저 없이 그녀를 부축한 뒤, 손을 얹어 위로의 기도를 해줬다. 그 길로 두 번째 교회가 개척됐다. 헌신 된 성도 10명이 개척구성원으로서 1개 교회를 개척한다는 화평교회의 목표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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