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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건강한 교회, 은혜로운 설교의 뿌리는 목회자·성도 간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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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10-19 | 조회조회수 : 6,3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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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부임 후 교회 급성장 이끈 박동찬 일산광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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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찬 목사가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 일산광림교회에서 “담임목사로 부임한 뒤 2년 동안 교인들과 신뢰를 쌓아야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경기도 고양 일산광림교회(박동찬 목사)는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의 지교회로 1995년 창립했다. 박동찬(59) 목사는 2006년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그가 부임했을 때 교인은 500명이 채 안 됐다. 당시에는 주변에 아파트도 없었다. 1년이 지나서야 풍동지구 개발이 시작됐다. 현재는 교회 주변으로 7000세대가 입주했다. 신도시에 교회를 개척하면 반드시 성장한다는 ‘신도시 효과’를 누린 걸까. 지난 13일 교회에서 만난 박 목사는 “신도시 효과란 환상에 불과하다”면서 “여기에만 의존하면 목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부임 직후 그가 본 건 교인들의 갈라진 마음이었다. 교인들 안에 뿌리 깊은 갈등이 있었기에 새로 온 담임목사까지 경계했다. 그는 “교회 주변에 들어올 대규모 아파트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형편이었다”면서 “교인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게 시급한 과제였고 여기에 목회의 성패가 달렸다고 확신했다”고 회상했다.

    박 목사는 목회의 본질을 회복하기로 결정한 뒤 ‘기도하는 담임목사’가 되기로 했다. 시간을 정해 놓고 항상 같은 자리에서 기도했다. 성경공부반도 개설해 교인들을 훈련했다. 긴 시간이 걸렸지만, 갈라진 마음의 틈을 메우는 데는 효과적이었다.

    교인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서도 힘썼다. 그는 “목사들이 교인의 마음을 모으겠다면서 이것저것 시도하다 정작 자신이 한 약속을 어기는 실수를 많이 한다”면서 “목사의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교인들과 튼튼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목사는 2년 동안 기도와 성경공부반을 이끌면서 신뢰를 쌓았다.

    교회의 숨은 저력이 드러났다. 마음을 합한 교인들은 선교와 교육, 봉사 등 교회 본연의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교인 수도 3500명으로 늘었다. 교회가 건강성을 회복한 뒤 얻은 결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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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으로 촬영한 교회 전경. 강민석 선임기자


    박 목사는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하면 교인들이 2년간 탐색하면서 좋은 목사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면서 “이 기간에 교인과 신뢰를 쌓지 못하면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실패하고 만다. 2년 이상 기다려주는 교인은 세상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뢰를 쌓은 뒤에야 본격적인 목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설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신뢰를 쌓는 게 효과적인 설교 전달을 위한 첩경”이라며 “신뢰가 형성되면 교인들에게 은혜가 쌓이지만, 아닌 경우 교인들이 ‘너나 잘하라’며 마음의 문을 닫는다”고 했다. 박 목사는 목회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가장 높은 산이 교인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도 오해를 받았다”면서 “목회 현장에서 교인과 갈등이 생기면 결국 목사가 할 일은 하나님의 위로를 구하는 것이다. 싸우지 말고 목사에게 주어진 짐을 지고 갈등을 극복하라”고 당부했다.

    “교인 이름을 외우라”는 조언도 했다. 실제 그는 교인과 가족들 이름까지 외웠다. 이름뿐 아니라 가정환경과 기도 제목까지 기억했다. 새벽기도가 끝난 뒤 외우고 저녁에 복습하는 걸 반복했다.

    박 목사는 “주일에 교인들 이름을 부르면서 자녀들 안부까지 일일이 물었다”며 “교인들이 깜짝 놀라며 호감을 보이더라”고 했다. 교인의 이름과 기도 제목을 외우고 나니 교인을 위한 기도가 절로 나왔다. 그는 “교회 개척의 기본 중의 기본이 교인 이름 외우기”라면서 “이를 건너뛰고 목회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부목사 때 경험을 담임목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는 1995년부터 2005년까지 광림교회에서 기획행정을 담당했다. 교인을 관리하고 행정시스템을 만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부목사 때 배운 걸 적용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며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교회에 다른 지역의 목회 행정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부임한 교회의 사정에 맞는 목회 프로그램과 행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하나님-교인-이웃’이 목회의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님께 모든 걸 의지한 뒤 교인과 이웃을 섬기라는 의미다. 그는 힘들 때마다 마태복음 10장 29절의 말씀에 위로를 얻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다.

    박 목사는 “목회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만, 모든 걸 하나님께 의지하고 진심으로 교인을 사랑하면 길이 열린다”면서 “주변에 비슷한 경험을 하는 목회자들과 깊게 교류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것도 개척 목회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목사는 주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종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말라”면서 “종의 사명을 묵묵히 감당하면 하나님이 결국 모든 걸 이끌어 주신다”고 말했다.


    고양=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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