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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부 구약교회의 신정정치 -1. 출애굽은 혁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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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CMUSA| 작성일2026-01-07 | 조회조회수 : 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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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애굽은 혁명인가 


출애굽기의 기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정치적 사건에서 인용된다. 정치사상가 마이클 왈저(Michael Walzer)에 의하면, 출애굽 역사는 크롬웰의 청교도 혁명 중 그가 호국경으로 선출되어 첫 회기를 여는 긴 연설에서 인용되었고, 희망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의 사상 속에서는 희망의 원천이자 기원으로 여겨졌다. 


출애굽기는 자유와 해방과 혁명을 희구하는 사람들의 모판이었는데, 이는 잉글랜드의 청교도와 스코틀랜드의 장로교로 시작된 혁명에서 프랑스 위그노의 투쟁에 이르기까지 발견된다. 그리고 출애굽의 영향은 미국혁명의 시대 벤자민 프랭클린이나 토마스 제퍼슨의 정치적 상징 속에서도 발견된다. 현대에도 아프리카 민족주의자들의 이상 속에서나 남미 해방신학자들의 패러다임 속에서 출애굽 기록은 새롭게 조명되었다. 출애굽의 이야기는 변혁을 추구하는 문명사 속에서 종종 그 일부가 되었다. [Michael Walzer, Exodus and Revolution (N.Y.: Basic Books, 1985), 이국운 역, 『출애굽과 혁명』 (대전: 대장간, 2017), 23-28.] 


그렇다면 우리도 왈저가 『출애굽과 혁명』(Exodus and Revolution)에서 주장한 것처럼, 출애굽기의 기록을 “혁명적 정치 패러다임”의 원형으로 삼아 논의할 수 있을까? [Walzer, Exodus and Revolution, 『출애굽과 혁명』, 27-28.] 일반적으로 “혁명”이란 한 국가 내에서 지배계층이나 기존의 권력구조가 급격하게 교체됨으로 권력과 사회경제적 주도권이 다른 계급이나 집단으로 넘어가는 정치 현상을 일컫는다. [자세한 것은 다음을 보라. "Revolution." Oxford Concise Dictionary of Politics ed. by Iain McLean and Alistair McMillan (N.Y.: Oxford Univ. Press, 2003), 465-466.]


이러한 관점에서 출애굽기와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등장하는 히브리 민족의 출애굽 사건을 혁명으로 단정 짓기는 쉽지 않다. 이집트, 광야, 가나안 정복에 이르는 시간은 적어도 40년이 넘는 비교적 긴 기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혁명은 한 국가 내에서 지배체제의 붕괴와 권력의 이동을 달성하여야 하는데, 히브리 민족은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이민하여 정착하였다. 출애굽 역사 속에서 이집트라는 나라보다는 가나안 땅의 여러 민족이 이스라엘의 정복 대상이 되었다. 더구나 광야의 40년간에 최초의 출애굽을 경험한 유대인과 여러 민족은 대부분 지도자 모세와 함께 광야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더구나 그 서술은 다분히 기적을 포함하는 종교적 관점으로 서술되어 이 사건이 역사적, 정치적 적용이 가능한 것인지 논의의 여지를 남긴다. [Walzer, Exodus and Revolution, 『출애굽과 혁명』, 30-31.] 

 

이러한 문제 제기를 인정하더라도, 출애굽이라는 해방의 사건과 이에 이은 시내산 언약의 체결은 430년 전의 아브라함의 언약을 성취하는 사건이며, 하나님께서 국제정치에 개입하는 보기 드문 초자연적인 사건의 출발이라는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다. 출애굽 사건과 시내산 언약은 신정적 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언약을 맺는 과정적 사건의 연속이다. 아브라함 언약이 장자권을 중심으로 한 씨족의 언약이라면, 모세의 시내산 언약은 “국가 건설”(nation-building)의 언약이요, 정치-종교적 공동체의 형성을 위한 언약이다. 이것은 지상의 제국 건설에 대항하는 하나님이 왕국을 건설하는 대조적 사건이요, 바벨론 체제로 망라되는 바벨탑 사건에서 시작되어 앗시리아, 바벨론, 페르시아, 그리스와 로마와 마지막 큰 성 바벨론으로 이어지는 세속의 제국주의적 질서에 대응하는 신정정치의 건설을 위한 원형적 사건이다. 


이것은 세속도시에 대응하는 하나님의 도성의 건설이라는 혁명적 사건이고, 세상의 도시에 임하는 하나님의 통치의 구체화라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이 순간에 끝나지 않는 것은 소위 “하나님 백성의 훈련”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40년 동안 지속된다. 그 과정은 세대를 바꾸면서 이어지고, 그 건국은 언약의 정신을 깨닫고 언약에 순종하는 과정을 통하여 완성된다. 혁명의 과정은 정체나 순환이 아니라 목적을 향한 진행이며, 신비적이며 비역사적 환상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역사적이다. 그 과정은 조용한 묵상이 아닌 시련과 갈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Walzer, Exodus and Revolution, 『출애굽과 혁명』, 33-38.] 출애굽과 시내산 언약은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도한 혁명이며, 제국에 대항하여 지상에 이루는 천국의 지상적 임재이며, 이는 순간이 아닌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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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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