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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의 성경과 정치신학] 제2부 구약교회의 신정정치 - 1. 시내산 언약 이후에 부과된 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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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CMUSA| 작성일2026-01-27 | 조회조회수 :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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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레위기 법전과 신명기 법전(모압 언약)의 정치신학적 함의


모세나 모세가 예언한 ‘다른 선지자’ 예수(신 18:15)는 각기 ‘대안 사회를 형성하는 지도자’라는 특징을 가진다. 모세는 이스라엘이 노예 생활을 했던 나라를 닮은 ‘유사 이집트’를 건국하려고 했던 지도자가 아니었다. 그는 이집트와 전적으로 구별된 나라를 세우려 했던 지도자로서, 하나님의 백성 중에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는 “건국의 세대”(builder's generation)를 일으킨 지도자이다. 모세가 세우려 한 신국(神國)처럼, 예수께서도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시며, 과거의 유대왕국을 쇄신하고 로마의 폭력적 통치와 구별되는 새로운 대안 국가를 세우시는 “유대인의 왕”(요 18:37)이 되시려고 했다. 그러므로 모세가 가진 예언자적 상상력은 하나님 나라의 합당한 모습을 제시하고 건설하는 것이었고, 이는 1500년 이후에 형성될 그리스도의 나라가 가질 모형을 미리 보이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집트의 억압적인 왕권과 ‘신민적(臣民的) 문화’(subject culture)를 잘 알고 있던 모세는 이집트 공주 하셉슈트의 양아들로서의 정체성이 아니라, 이집트의 정치문화나 다신교적 영향력을 척결하여 현저한 일신교를 주창한 차별적 정체성을 가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 [Sigmund Freud, Der Mann Moses und die Monotheistiche Religion, 이은자 역, 『인간 모세와 유일신교』 (서울: 부북스, 2016). 프로이트는 모세의 유일신론이 이집트의 한 종교적 유파의 유산으로 해석하지만, 그와 같은 이론은 가설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충분히 입증되지도 않았다. 모세의 유일신론은 이미 아브라함 시대 이후에 실존적으로 체험되고 지속되었고, 이는 모세에게도 유대의 전통을 통하여 전수 되었다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의 현현을 통하여 알려진 것으로 보는 것이 더욱 성경의 기술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는 아브라함의 언약을 재현시키는 하나님 나라의 정체성을 가진 지도자이며, 시내산에서 맺은 언약을 40년 역사 속에서 적용하며 다시금 신명기적 전통을 세우려는 모압 언약으로 더욱 구체화시킨 언약의 선지자이다. 


1. 시내산 언약 이후에 부과된 법전


언약은 한순간의 체결 행위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언약 당사자가 언약 내용을 성실하게 준행함으로 유지되고 지속된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Pacta sunt servanda) 법학의 기본적 원리중 하나이다. 약속은 언약 당사자에게 있어서 도덕적 구속력을 전제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개인이나 단체나 국제정치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Agreements must be kept)는 의미이다.]는 라틴어 경구처럼, 시내산 언약은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백성의 성실함으로 지켜져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출애굽기 20-23장에 기록된 언약서가 낭독되었을 때, 그것을 “준행하리이다”(24:3, 24:7) 라고 약속했고, 모세는 언약의 피를 제단과 백성에게 뿌려 언약을 확증하였다(24:6, 8). 이어서 백성의 대표 70인의 장로들은 시내산의 중턱에 이르러 하나님과 언약을 기념하는 잔치에 참여한다. 그리고 출애굽기 25-40장은 이 언약을 지킬 사람들이 성막에서 예배하는 법에 대하여 가르친다. 결국 성막이 양식에 따라 완성할 때, 하나님은 시내산 위에 강림하시는 분에서 이제 12지파의 중심에 임하여 동거하시는 하나님이 된다. 

   

하나님께서는 언약에 동참한 사람들과 동행하기 위하여 백성들이 거룩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필수적인 요소임을 선지자를 통하여 가르쳤다. 출애굽기 25장 이후는 하나님의 임재와 동행을 위해서 성막에서 드려지는 속죄와 헌신의 예식을 시행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임을 보여준다. 성막의 거룩한 예배를 위한 모든 성물과 성막을 만드는 것은 구체적으로 모세에게 전달되었고, 모세는 환상으로 보고 들은 것을 준행하여 완성한다. 시내산 언약은 이집트를 탈출한 후 50일이 되는 오순절에 맺어졌고, 성막의 건축에 관한 출애굽기 25-40장에서 모세에게 전달된 명령은 결국 출애굽 제2년 1월 1일에 이르러 성막으로 완성된다(출 40:17).

   

이러한 출애굽기의 기록과 함께 하나님은 성막에서 섬길 제사장에 대한 레위기의 명령을 부가하셨다. 성막이 세워지고 제사가 드려지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섬세하게 제사 지내기 위한 방법론이 필요했다.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서 모세를 불러 제의적 거룩함과 그 제사를 통하여 백성을 거룩하게 하는 명령을 주셨는데, 그것이 레위기이다(레 1:1, 27:34). 레위기는 시내산 앞에 머무르는 약 1년 중 주어진 율법으로, 제사의 종류 구분(1-7장)과 제사장의 규례(8-10장), 육체적ㆍ도덕적 부정함에 관한 정결 규례(11-16장), 성결 법전(17-26), 그리고 서원에 대한 규정(27장)으로 구성된다. [송제근, 『오경과 구약의 언약신학』 (서울, 두란노, 2003), 209-212.] 레위기는 민수기가 시작되는 둘째 해 두 번째 달 첫째 날(이야르월 1일, 민 1:1) 이전에 받은 계시의 기록이다. [출애굽기에서 신명기에 이르는 연대기적 요약

   1. 첫해 유월절에서 오순절까지(50일간) 

1] 이집트에서 시내산까지의 여정(출 1–18)

2] 시내산에서의 언약체결(출 19–24): 십계명과 시민법의 부여

   2. 성막 건설과 시내산 체류: 약 1년(출 19–민 10:11) 

1] 성막의 계시와 건설 완료(출 25-40): 2년째 1월 1일에 성막 완성(출40:17). 

2] 레위기의 모든 내용이 시내산에서 거주하는 동안 율법으로 부가됨.

3] 민수기의 인구조사와 시내산 출발(민 1-10:11): 2년째 2월 20일.

   3. 광야의 방황과 신명기 수여: 약 38년의 경과.

1] 가데스 바네아 사건과 광야의 방황.

2] 요단 동편 정복과 새 세대의 등장.

3] 모압 평지에서 신명기 부여, 모세의 죽음. 

   a. 신명기의 배경: 출애굽 40년째 11월 1일 모압 땅에서(신 1:3)

   b. 광야 방황 38년의 종결: 가데스 바네아에서 세렛 시냇가까지(신 2:14)]

 

민수기는 출애굽기와 레위기와 함께 시내산 언약의 주요 부분을 구성하는데, 이 언약의 말씀은 유기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 민수기 전체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중 전반부인 민수기 1-10:10은 레위기의 후반부인 17-26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 19:2, 20:26)는 하나님의 명령대로 성막을 중심으로 사는 언약 백성의 삶에 대한 언급이다. 그러나 민수기의 전반부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시내산에서 거주할 때만 아니라 여행하는 중에서도 거룩함을 유지하도록 인도된다. 그들은 군사적으로 계수되고, 행진 대형으로 조직되며, 군대로 편성된다. 그들은 38년 동안의 장기간의 행군을 통해서 훈련되고, 세대가 바뀌면서 다시 계수된다. 후반부인 10:11-36:13은 시내산을 떠난 이후 긴 여행의 기록이며, 영적인 실패와 재편성의 과정이다. [송제근, 『오경과 구약의 언약신학』, 263-269.]

 

일련의 역사적 과정을 통해 출애굽기의 언약은 레위기, 민수기에 의하여 추가되었고 부분적으로 확장ㆍ심화되었다. 그 후 40년이 끝나며 가나안 땅이 바라다보이는 모압 평지에 이르렀을 때, 모세는 3번에 걸친 고별 설교를 통해 언약을 갱신한 것이 신명기이다. 신명기는 그러므로 새 세대를 교육하며 가나안 시대를 위해 언약을 재해석하여 제시한 것이다. 율법은 한꺼번에 모두 주어진 것이 아니고 부가된 것이다. 새로운 법전은 출애굽기에 추가되었다. 처음의 언약인 출애굽기 20-23장이 변경되거나 개정되기보다는, 시내산 언약 위에 새로운 법령 레위기와 신명기가 부가되어 시내산 법전에 병기(倂記)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중요한 것은 부가된 새로운 법전이 최초의 법과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며, 처음에 받은 것과 나중 것 모두가 하나님으로부터 온 신성한 법이라는 점이다. 여행 기록으로 제시된 민수기에 나타난 명령과 적용을 포함하여 출애굽기와 레위기와 신명기라는 세 가지 법이 조화를 이루는 이유는 이들 법이 하나님의 권위에 의한 신법이기 때문이다. 유대인 정치사상가 마이클 왈저는 출애굽기, 레위기와 신명기가 시간적 차이를 가지고 작성되었으나 결국 “이 세 법이 결과적으로 모두 동일하게 유효하며 동시에 구속력을 가졌다”고 단언한다. 신성한 말씀은 이전의 말씀을 개혁하거나 변혁을 허용하지 않았다. [Michael Walzer, In God's Shadow, 16-20.]  

 

성경에서 하나님의 계시 자체를 변혁시키지 않는다는 정신은 충만하다. 이후의 역대기가 사무엘상ㆍ하와 열왕기상ㆍ하의 변화와 개정이 아니라, ‘조화 속에서 같은 권위를 가지고 추가된다’고 간주하는 것과 같다. 많은 저자가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의 이름이 익명으로 처리된 것은 오직 그 모든 법전의 전승에는 하나님의 개입과 주권이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개정 작업을 독점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오직 하나님만이 이 작업을 하실 수 있는 분이다. 이것이 법전의 숨겨진 권위, 즉 입법자이신 하나님의 권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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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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