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목사의 묵상의 뜨락] 대강절 묵상 (3) 구원하심 > 묵상/기도 | KCMUSA

[이현호 목사의 묵상의 뜨락] 대강절 묵상 (3) 구원하심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이현호 목사의 묵상의 뜨락] 대강절 묵상 (3) 구원하심

페이지 정보

본문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시기를 우리는 ‘포스트모던(post-modern) 시대’라 부릅니다. 근대 이후 인류가 함께 겪어 온 이 시대는 여러 면에서 크고 작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격변을 가져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주목하는 특징 하나는 ‘절대성에 대한 불신’입니다. 현대인들은 절대적인 진리에 회의하며, 권위에 복종하기를 거부합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여기며,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윤리나 도덕 같은 공동체의 기준보다 개인의 느낌과 판단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대주의와 개인주의의 결합은 옳고 그름의 경계를 흐리게 합니다. 그 결과, 죄에 대한 의식마저 희미해집니다. 물론 ‘다름’을 배제하고 모든 것을 옳고 그름의 이분법으로만 보는 태도는 위험합니다. 포스트모던 시대가 가져온 긍정적인 유산 중 하나는 바로 ‘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 개인이 평화롭게 공존할 길을 모색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옳고 그름의 기준 자체를 무시해 버릴 때입니다. 죄의식이 흐려지면 사람들은 죄를 짓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죄가 얼마나 파괴적이고 부끄러운 것인지에 대한 감각이 사라집니다. 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결국 죄에 대한 이야기를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쯤으로 여깁니다. “요즘 세상이 어떤데 아직도 죄를 말하느냐”는 반응이 그 대표적 예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죄를 아파하며, 용서를 구하고, 죄에서 자유하기를 바라겠습니까? 누가 죄에서 우리를 구원하실 분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대강절은 흐릿해진 죄의식과 참회의 마음을 회복하는 절기입니다. 대강절의 상징색이 사순절과 같은 보라색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기다림의 계절은 단지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념하고 다시 오심을 소망하는 시기일 뿐 아니라, 임마누엘의 은총을 감사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몸이 아파야 의사를 찾듯이, 죄가 아프게 느껴져야 구세주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진정한 메시아 대망(待望)은 죄를 아파하는 마음, 곧 참회의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그분은 단지 인생의 교훈을 전하는 스승이 아니라, 우리를 새롭게 변화시키시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회복시키시는 구세주이십니다.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요한계시록 21:5, 새번역).


아무리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사회의 모범이 되어도 인간은 여전히 죄인입니다. 세월이 아무리 변하고 인류가 발전해도, 세상은 여전히 죄로 물든 세상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먹고 자야 몸이 살듯, 참회하지 않으면 영혼은 살 수 없습니다. 인생의 스승은 여럿 있을 수 있고, 인생의 벗도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죄에서 우리를 구원하실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입니다. 죄 없으신 분만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실 수 있고,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신 분만이 우리를 생명으로 살리실 수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각자의 기다림을 품습니다. 멀리 떠난 가족과의 재회, 화이트 크리스마스, 그리고 희망찬 새해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간절하게 기다리는 것은 ‘구원’입니다. 단순한 평화를 넘어, 모든 것이 온전히 회복되는 샬롬(Shalom)을 기다립니다. 여기서 샬롬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나 “평온함”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적 샬롬은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와 창조 질서가 회복된 상태, 즉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사람과 사람의 조화, 세상과 자연의 균형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평화와 번영을 의미합니다. 샬롬은 개인의 내면적 평안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사회 전체의 정의와 질서가 회복되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샬롬은 하나님의 ‘안식’이 이 세상과 우리의 삶 속에 온전히 회복되는 ‘희년(Jubilee)’과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선포하신 첫 메시지가 바로 희년의 회복이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희년)를 선포하게 하셨다” (누가복음 4:18-19).


그 구원과 샬롬을 가능하게 하실 분은 오직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시며(개인적 구원), 분열과 불의로 얼룩진 세상 속에서 정의와 평화의 샬롬을 이루시는 분(사회적 구원)이십니다. 참회하는 자의 마음을 깨끗이 씻기시고 새롭게 하시며, 불의와 악으로 얼룩진 세상을 고발하고 정의를 회복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을 기다립니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 (요한계시록 22:20)



d97d67edd369813b208f26eea8755e8b_1764006498_2842.jpg
이현호 목사(연합감리교회 버지니아 연회 White Memorial UMC 담임)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