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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바르톨로메우스의 “세례요한의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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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요한의 설교, 1634, 바르톨로메우스 브레인베르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New York, NY)



황금빛 서광이 군중들 위로 내리쬐는 광야의 풍경입니다. 화폭 오른편에 선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가 허공을 가르고 있습니다. 그의 손가락 끝은 하늘을 향하며,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느냐, 회개하라"고 쩌렁쩌렁 외치는 듯합니다. 


예수께서는 나직하게 물으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마 11:7) 얼마 전 이 햇살 가득한 자리에 모여 귀동냥을 했던 군중들, 이제는 옥에 갇힌 요한을 대신해 예수께 몰려든 인파에게 이어서 물으십니다.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마 11:8) 


광야에 화려한 옷이라니,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니 정말 있습니다. 당시에 구현하기도 어려웠던 귀한 푸른색 의상이 눈길을 끕니다. 터번, 중절모, 깃털 장식 등 모자 모양도 이국적이고 다양합니다. 광야 주변뿐만 아니라 문명이 역동적으로 교류되는 동서남북 어디선가 다들 모여들었나 봅니다. 눈에 띄는 이색적인 조합이지만, 예수님 말씀 그대로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왕궁에 있”지, 여기 서성거릴 위인들이 아닙니다. 모인 이들은 그저 평범한 군중, 목마른 영혼들일 뿐입니다. 다만 회개와 구원의 메시지 앞에 선 만국의 백성들을 묘사했습니다. 


의상보다 눈에 띄는 것은 청중의 자세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변변한 음향 시스템도 없이 육성에 의지해서 호소하고 있지만, 모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말에 탄 채로, 바닥에 앉은 채로, 지팡이를 짚고 선 채로, 게다가 먹을 것을 잔뜩 준비해서 아이와 피크닉을 즐기지만 몸을 돌려 말씀에 귀기울이는 붉은 옷의 여인은 무척 눈에 띕니다. 어쩌면 유독 군중들에게 황금빛 햇살이 쏟아진 것이 아니라, 요한의 메시지에 감화되어 주님의 오실 길을 준비하고자 하는 군중들의 연결된 마음과 마음이 광채와 온기로 광야를 채우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작품은 지금도 관람객을 광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그림 앞에 서면 세례 요한이 가리키는 하늘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겠지요. 군중들이 이심전심으로 데우고 있는 광야의 온기를 잠시나마 느끼겠지요. 2천 년이 지난 지금, 세례 요한의 바람을 가르는 육성은 들리지 않지만, 그 때 그 사람들의 상호 연결된 따스하고 고운 마음은 오늘 우리의 대림절기로, 주님의 오심을 마음 모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말씀과 이미지를 상상하며 함께 묵상합시다.

 

• 나는 지금 무엇을 보러 대림의 광야로 나가고 있습니까? 흔들리는 갈대를 보러, 화려한 옷을 보러, 아니면 진정 내 영혼을 깨우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나가고 있습니까?

• 그림 속 붉은 옷의 여인처럼, 나는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 속에서도 몸을 돌려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까?


손 모아 기도합시다.


주님, 광야에서 외치는 목소리에 귀 기울였던 그들처럼, 저희도 당신의 말씀 앞에 겸손히 서게 하소서. 화려함이 아닌 진실을, 흔들림이 아닌 굳건함을 구하며, 오시는 주님을 온 마음으로 준비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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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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