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가을 시, 석정희 시인의 시 ‘가을’이 그리워지는 계절 > 묵상/기도 | KCMUSA

성급한 가을 시, 석정희 시인의 시 ‘가을’이 그리워지는 계절 > 묵상/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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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급한 가을 시, 석정희 시인의 시 ‘가을’이 그리워지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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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시는 세월 지나도 눈부시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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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N DREAM 2004년 12월에 게재 되었던 시이다. 문학 평론가인 최선호 교수의 감상노트 중에 석정희 시인의 시, 가을이라는 시를 다시 올려본다. 좋은 시는 세월 지나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가 을 / 석정희

    칠기반상 위
    유리그릇에 담긴 홍시에
    구름 잠겼다 가고

    고추잠자리
    하늘 속으로 사라져
    끝닿은

    숲에서
    몸 씻은 바람
    옷 벗고 내려온다

    시인 최선호 교수의 ‘가을’ 감상노트

    석정희 시인의 「가을」은 1개의 문장으로 기(起)⦁서(敍)⦁결(結)의 3연을 이루었다. 물론 빈틈이 없다. 모두 23개의 단어에 12개의 명사, 7개의 동사, 4개의 조사뿐. 그 흔한 부사나 형용사는 1개도 비치지 않았다. 이야말로 시적 표현에 있어서 매우 정갈한 맛과 멋을 지니고 있어서 시인의 역량이 한눈에 보인다.

    더구나 선택된 시어(詩語)들이 하나도 낯설지 않다. 어색하게 놓인 단어도 없다. 섬세한 감각과 고상한 상상세계의 구현으로 시원하고 투명한 가을의 옷을 지어 우리의 알몸을 감싸 안는다. 이렇듯 가을의 속성을 비유한 솜씨가 참으로 놀랍다.

    1연에서 칠기반상, 유리그릇, 홍시, 구름이 제대로 놓여 있어서 단조롭지 않고 오히려 표현이 다양할 뿐 아니라 조화와 통일과 균형을 이루어 산뜻한 맛깔을 더하고, 2연에서는 고추잠자리와 하늘 속이 더욱 가을의 정서를 진하게 색칠하고 있다.

    과연 고추잠자리가 날아간 하늘의 끝은 어디쯤일까? 그 주소와 위치와 거리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고추잠자리가 사라져 갔음에는 틀림이 없다. 여기서 가을이 주는 심미적 정서의 불길이 우리를 감동으로 흔들고 있다.

    어쩌면 그 고추잠자리는 가을이라는 옷을 입고 하늘을 날아서 구름하늘(雲天)을 지나 별하늘(星天)을 넘어서 영의하늘(靈天)까지 날아갔는지도 모른다. 이토록 무변광대한 하늘로 우리를 밀어 올리는 석 시인은 우리들 가슴에 수만리의 신비로운 정서의 불을 지펴놓고 있다.

    그런데 고추잠자리가 끝닿은 숲에서 고추잠자리가 아닌 바람이 옷 벗고 내려온다니. 이런 기막힌 변화의 감동이 의인화되어 나타난다. 숲은 어쩌면 하늘나라, 즉 영혼이 머무는 곳일 게다. 칠기반상 앞에 다소곳이 앉아있을 시인은 이 세상과 영혼의 세계를 오르내리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나보다.

    고추잠자리가 날아간 하늘 속 끝닿은 곳에 숲이라니. 아마도 이것은 시인의 이상향 아니면 천국일 것이다. 거기서 옷 벗고 내려오는 바람이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신비의 세계이서 오는 영혼의 울림인지도 모른다. 영적인 은혜의 바람일까. 아니면 성숙한 삶의 영적 완숙의 경지일까. 고추잠자리를 매체로 하여 현실(1연)과 영적 세계(3연)를 이어주는 신앙적 알레고리로 볼 때 지극한 상징과 압축으로 신앙의 경지를 수놓은 솜씨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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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정희 시인 프로필>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과,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한국농촌문학상 해외부문 특별대상 수상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대한민국장인 [시문학]
    -윤동주 별 문학상, 유관순 문학상 외
    -시집 [문 앞에서][나 그리고 너] The River 영시집
    [엄마되어 엄마에게][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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