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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정희의 기도시] 주유를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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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를 하다가 / 석정희 



    길 나서는 날이면

    으레 들러서 가는

    고개 밑 작은 주유소엔

    우리말 못하는 한국사람이 있다

    눈 마주치면 인사가 되고

    서로 말을 아끼는

    우리는 무엇인가

    한국말을 하고 싶은 듯하다

    손을 올려 손짓을 하고

    그걸 알아들은

    가슴을 그의 손짓이 헤집는다

    신호판 빨간 불이라도 켜지면

    랄프스마켓에 가서

    더듬거리던 수십년 전이

    되돌아 와 깜박거리며

    한 마디가 통하던 때의 기쁨으로

    우리말로 다가가자고

    작은 주유소까지의 거리를 재고

    큰 길가의 주유소를 지나

    작은 골목길에 들어서

    "안녕하세요" 말을 건네면

    "안넌하새요" 답하는

    말을 잃은 부끄럼으로

    달아오른 얼굴

    집으로 돌아오는 언덕길에

    내 안으로 안으로만

    뻗어가는 길 되어 더듬어 간다.

    기름 넣어 달리게 하듯

    마음과 마음 하나되게

    뚫고 갈 길

    내리막을 가게 할

    그 사람의 우리말 듣고싶다



    [시작노트]


    어느 날 개스를 넣으며

    백인 흑인 스페니쉬 동양인을 보면서

    생각하며 이 글을 지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다 왔지만

    인간의 마음은 원래 순수한가 봅니다

    서로 돕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어는 서로 다르지만 몸에서 나오는

    행동은 모두가 똑같다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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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정희 시인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시 등단,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대한민국문학대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세계시인대회고려문학 본상, 유관순 문학대상, 

    글로벌최강문학명인대상, 탐미문학 본상, 대한민국예술문학세계대상,

    에피포도 본상, 제18회 대한민국통일 예술제 문학대상, 한글문학 대상, 

    쉴만한 물가 대상, K-STAR 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 중한문학상, 외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강 The River》(영문시집), 《나 그리고 너》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내 사랑은》▷가곡집 《사랑 나그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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