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희의 기도시] 나는 아직도 꿈에 만원버스를 탄다 > 묵상/기도 | KCM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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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정희의 기도시] 나는 아직도 꿈에 만원버스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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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직도 꿈에 만원버스를 탄다 / 석정희 



    산모롱일 돌면 거기

    우리들 마을 내 집 있었네

    봄에 종달새 울면 개나리 피고

    여름엔 매미, 두레소리 함께 번지며

    가을이면 귀뚜라미 형제를 그리게 울어

    철새들 떠나며 겨울이 왔네


    닭 홰치는 소리에 날이 밝으면

    개 짖는 소리에 송아지 화답하던

    우물가에선 집집의 희로애락 사발통문이 뜨고

    저녁 무렵 밥짓는 연기 산허리를 두르면

    바람도 잠잠히 쉬어 가던

    가난했지만 정다웠던 고향이었네


    그러나 가뭄에 물이 마르고

    장마에 농토를 잃어

    태풍이 쓸고 가버린 꿈

    이루어야 한다 대처로 떠나

    읍내로 도시로 공장으로

    더 나은 터전으로 떠나 온 고향


    한 달에 한두어 번 어머니 따라 나선 장날

    우시장 옆골목 포장친 장국밥집

    아직도 눈에 선해 돌아 보는 그 고향


    그 이웃들 형제들 사방으로 흐터져

    우린 여기서 고향을 그리네


    가난을 떨치겠다 설움을 안고

    꿈을 이루겠다 떠나온 고향

    봄 소풍, 가을 운동회 추억이 아련하고

    지금도 옆구리엔 양은도시락 김치냄새

    큰 바다 건너 와 몸살로 내린 뿌리

    이제 막 꽃봉오리를 지어가는데


    나는 아직도 밤마다 만원버스의

    그리운 얼굴들을 그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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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정희 시인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시 등단,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대한민국문학대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세계시인대회고려문학 본상, 유관순 문학대상, 

    글로벌최강문학명인대상, 탐미문학 본상, 대한민국예술문학세계대상,

    에피포도 본상, 제18회 대한민국통일 예술제 문학대상, 한글문학 대상, 

    쉴만한 물가 대상, K-STAR 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 중한문학상, 외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강 The River》(영문시집), 《나 그리고 너》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내 사랑은》▷가곡집 《사랑 나그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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