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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7장 네 번째 방: 예수님과 사랑에 빠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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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가일 


    앞선 이야기에서 5년이 지난 후의 아비가일을 만나보자. 아이들이 컸고 그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삶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비가일은 여전히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했지만 안타깝게도 남편 빌은 교회와 하나님으로부터 다소 멀어져 있는 상태였다. 


    남편의 직장일과 과중한 여행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에 그는 아비가일에게 “항상 교회에만 있다”고 불평을 퍼부었고 아비가일은 하나님 때문에 무척이나 바쁘고 피곤하다는 변명밖에 할 것이 없었다. 게다가 ‘기독교 가정’의 가풍을 세우는 데 열성적인 아비가일과 달리 빌은 자신의 신앙이 신통치 못하고 아내보다 잘할 자신도 없다는 핑계로 아예 손을 놓고 있었다. 남편이 하나님과 멀어져 있는 것이 속상했지만 있는 그대로의 그를 사랑해야 한다고 자신을 설득했다. 어차피 압력을 준다고 될 일이 아님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에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려오는 시간과 저녁에 성경 공부하는 시간에 기도와 묵상을 했지만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을 직장과 학교로 보낸 후 오전시간에 조용히 주님 앞으로 나아갔다. 그 시간이 너무도 소중해서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았다. 


    하루는 교회 친구가 아침 일찍 테니스를 치러가자고 제안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 친구는 “맙소사, 예수님이 단 몇 시간도 못 기다리실 것 같아서 그러니?”라고 면박을 주었지만 실제로 아비가일은 예수님을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고 주님과 만나는 시간이 세상 무엇보다도 즐거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비가일은 기도나 성경읽기 보다 그냥 하나님 앞에 잠잠히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또한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릴 때에도 찬양이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전에는 목사님 설교가 가장 은혜로운 시간이었는데 이제는 어쩐 일인지 찬양을 부르는 중에도 하나님 사랑이 느껴져 저절로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래서 지금은 예배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찬양 시간이었다.  


    지난 몇 년간 아비가일은 비교적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고 자신의 신앙에도 점점 확신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영혼은 여전히 뭔가를 더 갈구하고 있었다. 더 많은 것을 원했지만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는 확실히 알 수가 없었다. 당시 아비가일의 심정이 담긴 일기장에서 자세한 사연을 엿보도록 하자.


    “마치 신앙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하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예배 중에 눈물을 흘리다가도 목사님 설교가 은혜가 안 된다고 화를 내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다. 전에는 기도할 때가 가장 좋았는데 지금은 그것마저 오르락내리락한다. 어떤 날은 하나님이 진짜 곁에 계신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그저 공허하기만 하다. 성경 공부 교재를 봐도 맥이 빠진다. 그저 뻔한 내용들, 끝에 나오는 멍청한 질문들이 너무 싫다. 그냥 복음서를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특히 예수님이 행하시는 일들을 보면... 주님은 얼마나 신비롭고 대단한 분이신가! 왜 사람들은 ‘그리스도’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걸까? 그분의 이름은 예수님이 아닌가! 그 시대에 예수님을 가까히 따랐던 사람들은 정말 어떤 심정이었을까 궁금하다. 그러나 때때로 내 안에 느껴지는 이 허탈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목사님한테 이야기하면 그분을 비난하는 소리처럼 들릴 테고... 그분의 설교 내용이 별로 없다고 느끼면서도 정작 목사님이 무슨 설교를 해주길 바라는지 나도 모르겠다. 요즘에는 ‘아니요’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오해도 받는다.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예수님을 사랑해서라기보다 그냥 전체 구조가 기계처럼 무심히 돌아가는 것만 같다...그래, 확실히 그래. 나는 예수님을 더 사랑하고 싶은데... 좋아! 하지만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계속>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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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목사(사진)는 지도자계발 전문 선교단체인 CRM/NOVO(Church Resource Ministries, www.crmleaders.org)의 국제 파트너 그룹인 CoNext의 정식회원인 CRM/NOVO Korea (www.crmkorea.org, www.novokorea.org) 국제 대표로서 섬기고 있다. 서울 상대 경영학과(BA)를 졸업하고, UCLA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으며1993년에 목회자의 소명을 받은 후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 Div.)를 취득한 후 북미주 개혁교단(CRC)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남가주에서 목회를 하다가 1998년에 동 교단의 한인사역 디렉터로 임명돼, 15년 간 교단에 속한 한인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겼다. 


    R. 토마스 애쉬브룩(R. Thomas Ashbrook) 박사는 미국 루터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26년간 목회했으며, 현재는 CRM(Church Resource Ministries, 2019부터 NOVO로 이름이 바뀜)에서 영성개발 책임자로서, CRM/NOVO의 영성개발 사역인 이마고 크리스티(Imago Christi)를 창립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있는 조지폭스 복음주의 신학대학원의 부교수이며 록키산 영성개발 파트너스(Rocky Mt. Spiritual Formation Partners)의 코디네이터이고 덴버 지역의 목회자 공동체 일원이며, 교육가, 영성 지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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