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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7장 네 번째 방: 예수님과 사랑에 빠짐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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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가일 


    아비가일의 영적 공허함은 갈수록 극심해져 마침내 교회를 떠날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기도하면서 메리 목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비가일은 메리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차나 마시자고 청한 후에 다음날 오후에 찻집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리고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기도 시간에 느꼈던 절망감, 자신의 삶과 교회 생활에 대한 불만 등을 이야기하는 동안 메리 목사는 조용히 듣고 있다가 몇 가지 확인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들을 통해 아비가일은 현재 자신이 처한 부정적인 영적상태를 깊이 파악할 수 있었다. 


    이윽고, 메리 사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아비가일을 쳐다보았다. “듣고 보니 예수님이 아비가일 집사님의 삶에서 아주 멋진 일을 행하고 계시는 것 같군요.” 아비가일은 즉시 메리 목사의 말을 반박했다. “그래요, 저는 아주 멋지게 헷갈리고 있답니다!” 그러자 메리 목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비가일 집사님, 주님이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모르시겠어요?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집사님을 그분의 사랑에 다가서게 하시는 거예요. 이제 집사님은 옛날 방식으론 만족을 못하시는 거죠.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지금 일하고 있는 현장 속에서 그분을 발견하길 원하시는 거예요.” 


    두 사람은 많은 일들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아비가일이 하나님의 임재와 사랑을 확실히 느꼈던 순간과 그분을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시간들에 대해서도, 그리고 하나님이 가깝게 느껴졌던 장소와 하나님을 전혀 떠올릴 수 없었던 장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메리 목사는 예수님은 아주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신다고 말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순간에 주님을 맞이하는 것뿐이었다.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함께 기도를 드리고 헤어졌다. 아비가일은 그날 저녁 일기장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예수님, 저에게 당신의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사실 확실히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머리로는 당신의 사랑을 알겠는데 실제로 그 사랑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를 다시 한 번 주님께 바치오니 당신의 사랑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깨닫게 하여 주옵소서.”


    아비가일은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새로운 관심과 열정으로 예수님을 찾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주님은 모든 상황 속에서 그분의 임재를 알 수 있도록 어떤 암시를 주시는 것 같았다. 한 번은 학교가 끝나 아이들을 데리고 차를 몰아 집으로 가고 있는데 필립이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엄마, 오늘 예수님이 나한테 뭐라고 하신 줄 알아요?” 아비가일이 “뭐라고 하셨는데?”라고 묻자, 필립은 “우리 식구들이 더 사랑해야 된다고 말씀 하셨어요”라고 대꾸했다. “주일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그렇게 하라고 가르쳤니?” “아니요. 놀이터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날 아침, 아비가일은 골방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다. 항상 하는 일이었지만 그날은 전날 필립이 했던 말을 진지하게 떠올리며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런 후에 무릎을 꿇은 상태로 말없이 온 정신을 주님께 집중하고 어떤 생각을 주시는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예수님....” 얼마 후에 한 가지 장면이 환상처럼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것은 그녀가 아이들을 챙겨 교회에 가려고 집을 나설 때 남편 빌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비가일이 한 번도 눈치 채지 못한 깊은 외로움과 슬픔이 배어 있었다. 


    그 다음 휴일 아침에 아비가일은 아침을 먹으면서 남편에게 물었다. “오늘 우리 가족이 무엇을 하면서 지내는 게 좋을까요?” 뜻밖의 말에 놀란 남편은 입에 넣은 달걀을 삼킬 뻔했고 그 모습을 본 아비가일은 정말로 그날만큼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령 나의 경건의 시간을 희생해서라도... 그와 비슷한 “사랑의 손길”을 여러 차례 경험하면서 아비가일은 자신의 사랑과 하나님의 사랑을 남편에게 표현하기 위해서 교회에서 하고 있던 봉사들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교회 봉사가 아비가일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를 리 없는 빌은 아내의 그러한 배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빌을 포함해 온 가족이 함께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은 그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서였다. 희한하게도 ‘지루한’ 설교마저 더 이상 아비가일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이 그 설교를 듣고 주님의 마음을 깨닫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날 저녁, 아비가일은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아.... 예수님! 당신은 정말로 멋지고 지혜롭고 위대하며 좋은 분이십니다! 제가 갖고 있던 신앙적 교만과 남편에 대한 무관심을 얼마든지 책망할 수 있으셨건만 저를 사랑하심으로써 제가 그를 사랑할 수 있게 인도해 주셨네요. 우리 부부가 당신의 사랑 안에서 하나되어 살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제가 해야 할 일은 꼭 하고 싶습니다, 주님. 제 마음 속에서, 나날의 삶속에서, 그리고 아이들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당신의 부드러운 음성을 듣게 하옵소서. 나의 주, 나의 왕, 예수님! 사랑합니다!”


    그 후에도 아비가일은 메리 목사와 종종 찻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면서 하나님 앞에 조용히 앉아 있는 ‘거함 기도’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실상 그 동안의 기도는 하나님과 사랑을 주고받기보다 하나님으로부터 무언가를 얻기 위한 간구였고 사역을 위한 기도가 대부분이었다. 


    아비가일은 여성도 몇 명과 함께 근처의 기도원에 가서 조용히 기도를 드리기로 했다.  그 계획을 들은 빌은 자신이 집에 머물면서 아이들을 돌봐주고 등하교를 책임지겠다고 자청했다. 남편의 배려에 감동한 아비가일은 기도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벌써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것만 같았다. 기도원에서 하나님은 아비가일을 깊이 만나주셨다. 당시의 체험을 되돌아보며 그녀는 기도원에 갔던 여 성도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한 동안 아무 말 없이 주님 앞에 앉아 있었어요. 그냥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놔두고 모든 초점을 하나님께 맞추었지요. 그런데 얼마 있다가 이상하게도 그 방이 밝고 따스하게 느껴지는 것이었어요. 그 방은 하나도 바뀐 것이 없었는데 제 안에서 그냥 그런 변화가 일어난 거죠. 저는 주님이 그곳에 계시다는 것과 그분의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었어요. 마치 그분이 용서와 사랑의 눈길로 저를 다정하게 바라보시는 것 같았어요. 아무런 말도, 생각도, 지시 사항도 없이 그저 다정함과 용서와 사랑만 느낄 수 있었지요. 그 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거예요. 주님이 그렇게 멋진 모습으로 내 곁에 계시다는 사실을 왜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을까요? 저는 언제라도 그분을 만날 준비를 하면서, 그분의 사랑 속에서 살아가고, 그 사랑을 가족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며 살고 싶어요.” <계속>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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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목사(사진)는 지도자계발 전문 선교단체인 CRM/NOVO(Church Resource Ministries, www.crmleaders.org)의 국제 파트너 그룹인 CoNext의 정식회원인 CRM/NOVO Korea (www.crmkorea.org, www.novokorea.org) 국제 대표로서 섬기고 있다. 서울 상대 경영학과(BA)를 졸업하고, UCLA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으며1993년에 목회자의 소명을 받은 후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 Div.)를 취득한 후 북미주 개혁교단(CRC)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남가주에서 목회를 하다가 1998년에 동 교단의 한인사역 디렉터로 임명돼, 15년 간 교단에 속한 한인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겼다. 


    R. 토마스 애쉬브룩(R. Thomas Ashbrook) 박사는 미국 루터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26년간 목회했으며, 현재는 CRM(Church Resource Ministries, 2019부터 NOVO로 이름이 바뀜)에서 영성개발 책임자로서, CRM/NOVO의 영성개발 사역인 이마고 크리스티(Imago Christi)를 창립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있는 조지폭스 복음주의 신학대학원의 부교수이며 록키산 영성개발 파트너스(Rocky Mt. Spiritual Formation Partners)의 코디네이터이고 덴버 지역의 목회자 공동체 일원이며, 교육가, 영성 지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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