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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빨리 문화를 가진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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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7월 BBC 온라인에는 한국에 대한 여행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맷 크로포드 씨는 서울시 관악구의 “또바기 기사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였습니다. 주문한지 정확히 2분 20초가 지나 테이블 위에 김치를 비롯한 기초 반찬이 진열되었습니다. 그리고 1분 30초 후에 펄펄 끓는 뼈다귀 해장국이 제공되었습니다. 크로포드씨는 말합니다. 놀라운 것은 팁도 없는 식당에서 이처럼 빨리 음식을 제공받는다는 것만 아니라 이러한 식당이 주변에 널려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체험하는 색다른 느낌은 한국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그 속도에 있어서 놀랍도록 빠르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한국이 가진 역동성의 기저에 “빨리빨리 문화”(ppalli-ppalli culture)가 있다는 사실을 간파합니다. 점심시간 서울 시내의 식당에 손님이 와서 테이블을 점유하는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가정에도 있습니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영어권 신부는 시어머니로부터 가장 먼저 설명 없이 배우는 단어가 “빨리빨리” 라고 합니다. 지하철과 대중교통수단의 신속성, 고속열차와 택배는 그 속도에 있어서 세상 어디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전통에 대하여 자조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엽전이 별수 있나?” “와라지 주제에!” 달러가 아닌 “엽전,” 구두가 아닌 “짚신”이라는 의미의 말은 한 때 미약한 우리 민족에 대하여 스스로 비하시키는 부정적인 비유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누구도 대한민국을 그렇게 스스로 낮추어보지 않습니다. 70년 전 전쟁의 잿더미에서 현재에 이르는 동안, 대한민국은 하늘과 땅 사이의 변화, 더 정확히 말하면 급격한 변화의 속도를 체험했습니다. 21세기 들어서 한국은 중요한 나라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 역사상 최고로 세계에 공헌을 많이 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 기술, 군사의 어느 분야에서도 세계 속에 꾸준히 도전적인 발전과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신속한 발전의 배후에는 미국과 같은 우방국들의 도움이 있었으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선택, 교육에 대한 유교적 열정, 그리고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과 경쟁, 그리고 정책적인 지원과 기업의 열정들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외적인 환경과 투자와 함께 우리 민족에게 독특한 빨리빨리 기질도 한 몫을 한 것이 분명합니다.

        빨리빨리는 한국의 발전을 견인한 문화적 코드입니다. 구로구청에서 여권을 갱신하고 나서 며칠 후의 예약일이 오기 전에 ‘와서 찾아가라’는 놀라운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음료수 자판기 앞에서 미리 문을 열고 컵을 붙들고 기다리는 사람은 한국인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승강기에 탄 후 몇 초를 줄이려고 버튼을 누르는 사람도 단연 한국인입니다. 돈도 빨리 벌고, 집도 빨리 사고, 공부도 빨리 하고, 아파트도 빨리 짓고, 또 빨리 부수는 사람도 단연 한국인입니다. 덕분에 교회도 빨리 부흥시키고, 선교도 빨리하고, 주의 사역도 빨리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드리워진 팬데믹 상황은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가 가진 역기능을 교정하도록 새로운 도전을 던져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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