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혁명을 위한 변증 > 민목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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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는 많은 사상가가 있는데, 신앙을 배경으로 한 구교, 신교의 사상가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그 중 개신교적 배경을 가지고 헌신적인 학문 활동을 한 사람이 폴 리쾨르(Paul Ricoeur, 1913-2005)와 자끄 엘륄(Jacques Ellul, 1912-1994)입니다. 또한 그들은 성실한 다작가이기도 합니다. 엘륄의 많은 작품 중에는『하나님의 정치 사람의 정치』라는 저서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에 두란도 서원에서 번역되었습니다. 미국에 나오기 전, 두란노 서원의 한 직원에게 이 작품을 개작하여 줄 것을 요청받았지만, 바쁜 일들로 그 요구에 응할 수 없었습니다.

   엘륄은 바로 이 책에서 엘리야와 엘리사, 그리고 열왕기하의 많은 정치적 사건들을 그리면서 예후에 대하여 한 장을 할애합니다. 엘륄은 엘리야가 호렙산으로부터 받은 명령이 다분히 정치적인 명령이었다고 해석합니다.

   엘리사는 엘리야가 하나님께 받은 예언을 충실히 성취합니다. 열왕기하 8장에는 엘리야가 다메섹 방문하여, 자신을 찾아 나온 아람의 중신 하사엘에게 왕이 될 것을 예언합니다. 하사엘은 예언을 듣자마자 자기의 주군 벤하닷을 죽이고 왕이 됩니다. 열왕기하 9장에서 엘리사 선지자는 제자를 길르앗 라못의 군영에 보냅니다. 그리고 예후 장군을 은밀히 불러 왕으로 기름 붓습니다. 사나운 성격의 장군 예후는 왕궁으로 회군하여 아합의 가문을 멸절하고 예후왕조를 세웁니다.

   ‘기름을 붓는다’는 것은 그리스도, 곧 기름 부은 왕을 세우는 정치적 의미의 사건입니다. 하사엘과 예후를 세우는 것은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주었던 명령이고, 엘리야는 결국 자신의 후계자 엘리사를 통해 하나님의 예언을 성취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람에서 국제정치에 관여하셨고, 이스라엘의 국내정치에 관여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소유이신 나라들 속에서 가장 격렬한 정치행위인 군사혁명 혹은 궁정 쿠테타를 촉발시킨 것입니다. 이 일이 하나님의 성품과 어떻게 관련되어있는지는 차치하고, 하나님의 정치참여 목적을 간단히 살필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 있었던 이스라엘을 하나님께서 다시 찾으시는 것입니다. 여호와 신앙, 율법적인 언약 관계에 있었던 북조 이스라엘을 아직도 하나님께서는 사랑하시고 부르시며, 이전의 언약 관계를 예후의 성격과 위치와 실력을 사용하여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둘째, 바알 신앙의 폐지는 나봇의 포도원 사건을 정죄하고 자영농을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법을 재건합니다. 여호와 신앙은 율법 신앙입니다. 율법 신앙은 율법에 내재한 정치, 경제, 문화적 질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여호와 신앙은 토지를 균점하는 지역적, 혈통적 자영농의 생산기반을 보장하는 소위 고대의 “중산층” “자영농”을 지속시키는 사회경제적 원리입니다.

   셋째, 예후의 유혈혁명을 하나님께서 구체적으로 사주하지는 않지만, 하나님은 엘리야, 엘리사를 통해 여호와 신앙을 핍박하고 선지자를 죽이는 회개가 없는 권력에 대하여 무섭게 징벌하면서 하늘나라의 경제 시스템을 재건하십니다. 남은 자 엘리사는 상상 속에서가 아니라 역사의 현장 속에서 하나님의 예언적 통치를 완수하는 예언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