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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은 개혁자인가 혁명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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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보려면,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흔들리는 횃불의 빛을 의지하여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오른편 귀를 베어버린 수제자 베드로는 분명 익숙하게 무기를 쓸 수 있는 사람입니다. 셀롯(zealot) 곧 열심당으로 소개된 시몬, “우레의 아들들”이라고 불린 야고보와 요한은 범상치 않은 과격한 사람들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유다 이스카리옷도 자유의 투사였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는 “그리옷”이라는 동네 사람보다는 “시카리파(sicarii)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시카리파는 열심당의 과격 분파로서 암살조, 혹은 단검을 품은 자로 해석되었습니다.

       외견상 반로마적 정서가 흐르는 사람들을 제자로 부르시고 동역하였다는 사실은 예수 운동이 혁명적 운동의 일환, 열심당과 같은 ‘유대 국가의 독립과 재건을 도모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렇게 주장한 학자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다의 배신, 우레의 아들들에 대한 예수님의 꾸짖음, 베드로의 칼부림에 대한 주님의 만류와 경고는 예수께서 혁명가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결정적으로 유대 혁명가들의 기피인물인 세리와 죄인들을 용납한 예수의 사역은 그를 혁명가로 보기 힘든 다른 존재로 만듭니다. 세리 출신의 마태를 제자로 부르신 사건은 예수 운동이 로마로부터의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는 정치적 혁명과는 사뭇 다른 이상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레닌과 트로츠키와 같이 국가를 전복시키는 혁명가는 확실히 아닙니다. 예수님은 기존 로마의 질서를 뒤집어 엎으려고 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로마 정부에 세금을 내라고 한 것, 기존의 헤롯 왕가를 전복시키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려고 하지 않은 것은 “유대인의 왕”이라는 죄패에도 불구하고 그를 정치적 혁명을 추구한 인물로 보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개혁자로 보는 시작, 즉 예수께서 유대주의적 전통을 점진적으로 개혁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서서히 이루려고 했다는 생각은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는 율법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하는 자신의 권위를 주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복음이라는 새로운 진리를 우리에게 전하시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새 술처럼 새로운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이 새로운 천은 과거의 옷감에 붙여서 쓸 수 없다 말씀합니다. 복음의 파격적인 신선함과 새로움은 우리에게 새로운 나라, 생명 공동체인 교회를 향한 헌신을 요구합니다.

       예수님은 새로운 나라를 출범시킨 장본인인가? 확실히 그러합니다. 그러나 그 나라는 로마와 같은 정치적 지평에서 격돌하는 나라는 아닙니다. 이것이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요 20:36)는 의미입니다. 예수의 나라는 십자가로 시작되는 믿음의 나라, 중생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앙드레 트로끄메는 예수님을 “비폭력 혁명가”로 그려냅니다. 존 하워드 요더의 역작 『예수의 정치학』에서는 예수를 희년의 혁명적 선포자로 선포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사랑으로 지금도 혁명을 지속시키는 사회 혁명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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