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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담화, 거대서사와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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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은 이성(理性)이 지배하는 근대(modernism)에 대한 저항입니다. 포스트모던 시대를 그래서 우리는 “후기 근대”(post-modern)라고 표현합니다. 근대에는 ‘이성을 개발하고 계몽하면 이상적인 사회가 온다’ 생각하였습니다. 무지함과 미신에서 벗어나려면 ‘과학과 합리성을 추구하여야 한다’고 말한 근대사회는 가장 개화된 사회에서 일어난 1, 2차 대전을 경험하면서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인생의 국면에 대하여 인정하는 다원주의, 절대적인 진리는 절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대주의, 그리고 지식이란 부분적일 수밖에 없는 반토대주의(anti-fundamentalism)가 유행되었습니다.

       이러한 혼돈과 절망에서 벗어나려는 지성적인 노력이 포스트모더니즘입니다. 포스트모던 사상가 중의 한 사람인 장-프랑수아 리오타르(1924-1998)는 “거대서사(metanarrative)에 대한 불신”이 자신이 주장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의라 하였습니다. “거대서사”는 쉽게 풀어쓰면 “큰 이야기”입니다. 거대서사란 진리의 단일성과 유일성을 인정하는 근대적 지식에 대한 설명방식입니다. 특히 과학의 발전으로 모든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의 큰 담론, 큰 이야기 소위 거대담론(metadiscourse)과 거대서사로 설명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반론이 포스트모던의 시도였던 것입니다.

       거대담론이나 거대서사가 거부되는 이유는 소위 진리를 파악했다는 사람들의 교조적인 태도와 억압적인 행동이 늘 인간의 사회 속의 다른 집단에 불이익을 강요했기 때문입니다. 서구문화, 기독교, 과학기술의 발전은 타문화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손상하였기 때문입니다. 즉 우주와 인류의 기원, 역사의 의미, 인간의 이상과 구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큰 담론은 다른 이야기를 가진 사람을 억압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거대서사를 의심한다는 리오타르의 주장은 이전 시대의 이념이 낳은 인간성의 파괴를 막으려는 시도입니다. 기독교와 무슬림, 불교권과 유교권의 갈등은 정치ㆍ문화적 제국주의와 맞물려 인권유린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성경은 논문이나 논쟁적 책의 모음이라기보다는, 중요한 이야기의 집대성입니다. 더구나 성경은 생활 담론이나 지역 담론이 아니라, 거대담론과 거대서사의 현저한 사례입니다. 신약성경이 말하는 큰 이야기는 우주적 섭리와 인간의 구원에 대한 가장 큰 이야기, 즉 거대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와 타락의 이야기, 죄에서 해방되는 이야기와 영적 싸움과 회복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던져 줍니다.

       놀랍게도 예수님의 복음은 거대담론 거대서사를 담고 있지만, 그 이야기의 내용은 억압의 이야기가 아닌 해방의 이야기입니다. 굴복과 파괴의 이야기가 아니라 회복과 치유의 이야기입니다. 복음이라는 거대담론과 거대서사는 예수의 사랑 이야기이자 섬김의 이야기이며, 인간의 행복과 구원을 위한 하나님 자신의 낮아짐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복음은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적으로 삼는 파괴적 거대담론이 아니라 사랑의 거대담론을 담은 대안적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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