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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처럼 푸른 창공을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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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03/4/29(화) 14:05

    오늘 오전 나는 굴둑 속에서 무언가가 날개치는 소리를 들었다.
    박쥐가 들어왔는지 새가 들어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월요일 산책을 나갔다가 들어와서 책상머리에 앉아있는데
    새의 날개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자세히 들어보니 새가 틀림없었다.
    굴둑속에 갇혀서 나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래들어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한동안 날개짓을 하지도 않는 것을 보면 기운이 없어진 것 같았다.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창공을 날아다니던 것이 갇혔으니 얼마나 괴로울까?

    가만히 연기 통로를 밀어 열었다.
    새는 놀랬는지 푸드덕 거리면서 도망쳤다.
    굴둑의 구조는 알수 없었지만 손을 넣고 잡을 수도 없는 것 같았다.
    물리면 안될 것 같아 비닐 봉지를 손에 끼고 손을 넣어 보았다.
    새는 나를 피하여 이리 저리 날았다.

    새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있었고
    한 편으로 새가 배가고파 죽으면 어떻하나 걱정도 되었다.
    굶어 죽으면 냄새가 나고 파리가 꼬이고 구더기가 생기겠지.

    그래도 새는 방안으로 날아 들어올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몇번이나 기도를 하면서 살리려고 했으나 기도가 응답되지 않았다.

    저녁에는 아들을 불러 네가 손이 작으니 새를 잡아보라고 했더니
    두려움에 피하는 표정이었다.
    하기야 나도 기분이 좋지 않으니 강요할 수만도 없었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어 새벽기도를 다녀 왔다.
    새가 죽었는지 궁금하였다.
    딸아이가 기르는 헴스터 먹이를 가지고 유도하여야 하겠다고
    한 웅큼 해바라기씨를 가지고 올라와서  
    가만히 연기통로를 열어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새가 나를 향하여 나왔다. 새가 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나는 놀랐지만 기뻣다. 이제 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빨리 다른 방으로 통하는 안쪽문을 닫고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새를 쫓았으나 새는 바보처럼 창문으로 날아갈 줄을 몰랐다.

    결국 지쳐서 않아있는 녀석을 옷을 던져서 잡았다.
    맨손으로 새를 잡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그리고는 열려진 창문으로 가서 공중으로 던졌다.
    멋지게 솟아오르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아갔다.
    비슷한 녀석이 같이 따르는 것을 보니
    짝을 잃어버리고 고민하던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일을 치른 기분이었다.
    굴둑속에 갇힌 부자유함은 인간의 불신앙의 상태가 아니었을까
    날개가 있는데도 굴둑이 좁아 날지 못한 것은
    죄에 의해 은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굴둑에서 안방으로 들어왔으면서도 창문을 찾지 못한 것은
    죄에 오랜 동안 묶여있던 구습으로 영안을 상실한 우리 모습은 아닐까
    안방을 날다가 결국 잡혀 버린 것은 주리고 지친 인간의 모습은 아닐까

    나는 새를 잡아 날렸다.
    그것은 나를 하늘로 날리는 기분이 었다고나 할까
    고역과 족쇄를 풀고 창공을 향하여 솟구치는 모습은
    내가 구원을 얻고 하나님을 향하여 솟아오르는 것은 아니었을까?
    솟아 오르는 새와 이리 저리로 마주 날며 소리를 지르는 것은
    자유와 해방을 축하하는 먼저 구원된 주안의 형제의 모습을 아니었을까

    뒤 돌아보지 않고 푸른 창공을 솟아오르는 새는
    주안에서 나의 자유로움에 대한 상징이라면 너무 호사스런 생각일까?

    나도 오늘 새처럼 푸른 창공을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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