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구약의 하나님은 폭력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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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하나님은 용사로 불렸습니다. ‘용사이신 하나님’(God the Warrior)은 출애굽 당시 이집트의 강력한 군사와 싸우셨고 이들을 물리치셨습니다. 노예 출신인 하나님의 군대는 이미 오랫동안 가나안에 정착하며 도시국가를 이룬 가나안 땅의 군대와 승부를 겨루기 쉽지 않았습니다. 가나안에는 거인들이 있었고, 그들은 출애굽 1세대를 압도하였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요단강 동편의 전쟁에서 많은 왕을 물리쳤고, 여호수아는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을 정복하였습니다.
종종 이러한 가나안 정복 전쟁에서 하나님은 폭력적인 존재였습니까? 모세는 가나안 사람과의 전쟁에서 “적대 세력을 진멸하라”(신 7:1-5, 13:12-18, 20:16-18)고 설교했습니다.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을 진멸하고, 하솔 왕 야빈의 연합군(수 6:15-27, 8:1-29, 11:1-15)을 진멸하였습니다. 특히 여호수아 11장 6절에서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명백히 하솔 연합군을 이스라엘에게 넘겨주어 몰살당하게 하리라 계시합니다.
하솔 연합군이 여호수아의 군대에 의하여 ‘진멸’된 것(수 11:11, 12)이 ‘구약의 하나님이 폭력적이다’라는 단정을 낳지는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폭력을 허용한(permit)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하나님이 전투적이고, 이스라엘이 호전적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큰 오해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민족을 완전히 진멸하는 “헤렘”은 여리고, 아이와 하솔 연합군에 대한 것뿐입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전쟁이 섬멸전 헤렘도 아니었고, 당시에 다른 민족에게 섬멸전이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해변과 평지의 블레셋과 페니키아, 그리고 벧스안 저지대의 원주민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들 도시국가는 왕정이었으며, 이스라엘의 백성과는 달리 “말과 병거”라는 무기체계를 가진 군사 강국이었습니다. 이스라엘과 가나안의 싸움은 노예 출신의 농민과 목축업자, 그리고 “말과 병거”를 운영하는 훈련된 군사 조직과의 싸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용사이신 하나님의 활동에 관한 다음의 몇 가지 특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은 권력의 집중과 독점을 통한 왕정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하나님은 자원의 집중을 통해서 건설되고 유지되는 “말과 병거”를 이스라엘의 이상적 방어 수단으로 삼지 말라(신 17:16)고 가르치셨습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말 뒷발의 힘줄을 끊고 그들의 병거를 불사르라”(수 11:6)는 말씀하심으로, 이스라엘이 “말과 병거”로 특징지어지는 군사 강국으로 빚어지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셋째로 하나님은 이미 이집트의 “군대와 병거 600대”를 홍해에서 물속에 수장시켰으며, 하솔 연합군의 말의 힘줄을 끊고 병거를 불사르라 명했습니다. 넷째로 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 하나님의 전쟁 허용이 “약자를 진멸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노예 출신의 군대로 우수한 장비를 가진 위력적 군대를 물리치라는 도전적 부르심입니다. 다섯째, 전쟁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폭력에 대항하는 약자에게 자유와 해방을 선물하기 위한 믿음의 요청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도우시는 “거룩한 전쟁”(Holy War)은 노예 출신 약자를 불러 자유와 해방을 상상하게 하고, 꿈꾸게 하고, 결단하여 행동하게 한 것입니다. 가나안 전쟁은 “철 병거”(수 17:16)와 “큰 성읍”과 “높은 성곽”(신 1:28)이라는 인간학적 능력의 한계에 관한 폭로입니다. 전쟁은 믿음과 소망의 계기였으며, 이것은 기적적 이야기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오히려 강력한 왕정을 구축한 솔로몬의 시대에 이르러 예언자적 상상력과 신성한 이야기는 사라졌습니다. 그 이유는 솔로몬이 하나님을 망각할 정도로 군사, 경제, 외교적으로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때 이스라엘은 이전의 가나안 국가와 유사한 억압적 왕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왕국은 분열되었습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목사,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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