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만 목사의 TAX 이야기] 이중국적 금지법과 국적 포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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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 공화당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 (오하이오주) 가 발의한 “2025년 배타적 시민권법(Exclusive Citizenship Act of 2025)”은 미주 한인 사회를 비롯한 여러 이민 커뮤니티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법안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미국 시민은 오직 미국에만 충성해야 하며, 1년 안에 다른 나라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시민권을 박탈한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에 가장 먼저 마음이 철렁했을 분들은 아마 은퇴 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여생을 보내고자 계획하던 한인 1세대일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65세 이상 재외동포에게 복수국적을 허용하면서 많은 분들이 ‘미국 시민이자 한국 국민’이라는 삶을 꿈꾸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이러한 삶을 ‘분열된 충성심’으로 규정하며 양자택일을 강요합니다. 마치 솔로몬의 재판처럼, 자신의 반쪽을 포기하라는 잔인한 요구처럼 들립니다.
혹시라도 법안이 통과된다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자 하는 사람은 국적 포기세 (Exit tax)를 납부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국적 포기세는 다음 세가지 기준에 한 가지라도 해당되는 경우에 납부해야 합니다.
· 세금 납부 기준: 지난 5년간 평균 소득세 납부액이 기준치를 초과
· 순자산 기준: 순자산이 200만달러 이상
· 납세 성실성: 세금신고를 성실하게 해왔다는 진술서를 제출하지 못함
국적 포기세는 퇴직연금, 부동산, 투자자산, 심지어 한국 내 자산까지 모두 계산 대상이 되기에 세금폭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현실적으로 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 법안이 실제 효력을 갖게 될 경우 가장 먼저 곤란해질 사람은 다름 아닌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이기 때문입니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아들 배런 트럼프는 슬로베니아 이중국적자로 알려져 있기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행정부의 핵심 가족이 법안의 첫 번째 대상이 되는 셈입니다. 이는 법안이 현실과 동떨어진 채 정치적 구호에만 매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리적으로도 이 법안은 거대한 장벽을 만납니다. 미국 수정헌법 14조와 연방 대법원의 1967년 판례 Afroyim v. Rusk는 다음과 같이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시민권을 강제로 박탈할 수 없다.” 시민권은 정부가 임의로 부여하거나 박탈할 수 있는 면허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입니다. 많은 법률 전문가가 이 법안이 설령 통과되더라도 즉시 위헌 소송에 휘말려 실효성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이 법안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비록 통과 가능성은 낮더라도, 이는 현재 미국 사회에 흐르는 정치적 기류, 특히 이민자를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순수한 미국인’을 정의하려는 배타적 흐름이 정치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나친 불안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이 법안은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다문화 사회로서의 미국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 것인지를 묻는 시험대이기 때문입니다. 이민자로서 우리는 두 개의 국적을 가진 것이 ‘분열된 충성’이 아니라 ‘확장된 역량’임을 차분하고 당당하게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과 한국 두 세계를 잇는 다리로서, 이민자들이야말로 미국 사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어야 합니다.
한복만 목사 및 Tax Advisor (EA)
(솔로몬 세무회계, 321-750-6774, www.solomonta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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