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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구 장로 칼럼] 열무의 일생에서 발견한 인생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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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5-11-17 | 조회조회수 : 1,0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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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부의 자녀로 태어나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께서 정성으로 가꾸시던 채소밭을 보며 자연스럽게 농사에 관한 지식을 배웠다. 열무, 상추, 부추, 파… 어머니의 손에서 자란 채소들은 늘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었고, 가끔은 시장에서 작은 소득이 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열무는 재배가 쉽고 자라는 속도가 빨라 시골에서 특히 사랑받던 채소였다.


25년 전 미국 텍사스 남부로 이민 온 후, 나는 집 뒷마당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다시 채소를 심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며 싹이 트고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다. 채소를 수확해 아내에게 건네면, 아내는 그 재료로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주는데, 마치 내가 농부이고 아내는 특급 요리사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삶이다.


우리 텃밭에는 아내가 좋아하는 쑥갓, 상추, 열무,부추, 파 등이 자라지만, 그중에서도 열무가 가장 인기다. 아내는 데친 열무를 비빔밥 재료로 사용하는데, 그 맛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고 풍성하다.


한국에서는 열무를 수확할 때 뿌리째 뽑지만, 나는 뿌리를 뽑지 않고 줄기만 잘라 쓰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렇게 하면 일주일 후 새 잎이 다시 무성하게 자라 또 수확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알게 된 이후로, 우리는 여러 달 동안 꾸준히 열무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열무는 씨앗을 뿌리면 3-4일 만에 새싹이 나오고, 한 달 정도 지나면 먹을 만큼 자란다. 줄기를 잘라 먹고 나면 다시 새순이 올라와 또 수확이 가능하다. 그 반복을 여러 번 지나면 어느 순간 열무가 하얗고 작은 꽃을 피우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꽃이 지고 나면 씨앗이 맺히고, 씨앗이 영글어 가는 모습을 보는 기쁨도 크다. 익은 씨를 거두어 보관했다가 다시 심으면 또 새 열무가 자라 우리 가정에 기쁨을 준다.


이 단순한 순환 속에서 나는 참 많은 은혜와 감사함을 느낀다. 뒷마당에서 자라는 열무를 바라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우리 인생을 떠올린다. 열무는 주인에게 잎과 줄기를 내어주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 눈을 즐겁게 하며, 마지막에는 다시 씨앗을 남긴다. 몇 개월에 불과한 짧은 열무의 생애가 우리 부부에게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기를 바란다. 살아 있는 동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웃에게 기쁨을 주며,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내는 인생. 그리고 인생의 황혼에는 활짝 피어난 꽃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기를 원한다. 마지막 순간에는 열무가 씨앗을 남기듯, 우리도 복음의 씨앗을 남겨 다음 세대가 새 생명을 얻도록 돕는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성경 누가복음 8장 11절은 이렇게 말씀한다.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씨앗에는 생명이 있고, 다시 살아나는 새 생명이 있다. 우리도 인생을 마치고 천국에 갈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새 삶을 누리게 된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감사하며, 열무처럼 누군가에게 유익을 주고, 꽃처럼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며,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고, 마지막에는 한 알의 씨앗이 되어 이 땅에 선한 영향력을 남기고 싶다.


이러한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이 아침이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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