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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 기대, 기다림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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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3-12-04 | 조회조회수 : 2,2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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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대강절이 시작됩니다. 아기 예수 오시는 성탄절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기도, 기대 그리고 기다림의 계절입니다. 이해인 수녀가 이렇게 대강절의 기도를 했습니다. “…기름이 모자라고 쌀이 모자라고/ 모자라는 것 투성이의 이 춥고 메마른 땅에서/ 사랑의 기름이 모자라고 신앙의 쌀이 모자라는/ 우리네 가슴의 들판도 비어 있습니다. .. 이 거칠고 스산한 황야의 어둠을 밝히시러/ 길이신 이여 오소서/ 슬픔을 딛고 일어설 희망을 주기 위해 오소서/ 죽음을 딛고 일어설 생명을 주기 위해 오소서… 당신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오소서/ 오소서/ 길이신 이여 오소서”


    “길이신 이여 오소서.”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빕니다. 때로 예수 믿으면서 고상하고 좋은 말 많이 하는데 정작 그렇게 사는 게 어렵고 무엇보다 인색합니다. 많은 경우 바빠서 그렇습니다. 좀 덜 바쁘게 살아야 마구간에 태어나시는 예수님을 찾아갈 마음의 여유도 생길 것입니다.

    뉴욕에서 대강절은 언제나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이전에 우리 교회는 항상 무숙자들이 겨울을 덜 춥게 지내도록 장갑, 모자, 양말 등을 담은 ‘Winter Survival Kit’을 마련해서 나누었습니다. 몇 년 전 ‘뉴욕시 빈곤퇴치연합’ 보고서에 뉴욕시민의 8.6%가 식비 조달의 어려움이 있고 어린이들은 11%로 더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위치한 퀸즈 인구 19만명이 ‘배고프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 세상 어느 나라 누구 집 아이도 배고프지 않아야 하고 청소년들이 꿈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올해도 성탄 헌금은 모두 가깝거나 멀거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쓰일 것입니다.


    ‘희망친구 미주기아대책’에서 아직도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난민 1,500가정 돕기 위한 ‘따뜻한 희망상자’ 캠페인에 동참을 부탁해 왔습니다. 한 상자 30불인데 식료품, 생필품, 방한용품을 담아서 나눈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가 최소한 500상자는 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서 뉴욕의 난민들은 물론 가자 지역 팔레스타인 난민들도 도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성탄절이 와도 선물을 받기 어려운 형편에 있는 어린이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을 것입니다. 아기 예수 오시는 이 계절에 선물 받지 못해 마음 아픈 아이들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속회를 통해 우리 교회 주일학교 어린이들 선물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이 사랑 나눔의 울타리가 확장되면 좋겠습니다. 사는 것이 보다 넉넉한 가정들이 어린이 선물 하나씩 준비해서 교회에 가지고 오면 예수님 오시는 계절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넉넉히 나눌 수 있겠습니다.


    오늘날 전도의 문이 막히는 이유는 예수 믿는다는 사람들이 말은 많은데 사랑 나눔에 인색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많이 나누어도 나눔의 마음이 따듯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우리의 고민입니다. 가치 있는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면서 헬렌 니어링은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를 인생 화두로 삼고 살았고 엠마뉘엘 수녀는 “바깥의 가난보다 안의 빈곤을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이 계절 깊이 새겨야 할 말입니다.

    대강절 시작부터 연말 연초까지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병이 외로움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인생 아픔과 외로움의 때는 예수 사랑 나누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우리가 예수님 마음으로 누군가 손을 잡아줄 때 그에게 그 손은 삶의 소망과 살아갈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손에는 예수님의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아기 예수가 세상 경쟁에서 밀리고 소외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갈릴리 땅 마구간에 태어났다는 의미를 우리는 마음 아프게 그리고 겸허하게 새겨야 할 것입니다. 부족함의 불평보다 넉넉함의 감사로 이 계절에 더 많이 예수님 사랑 나눌 수 있기를 빕니다.


    김정호 목사(후러싱 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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