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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리석음이 만든 가장 현명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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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3-12-26 | 조회조회수 : 3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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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떠오르는 예술 작품들이 있습니다. 라디오에는 유명 가수가 부른 ‘크리스마스 캐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면서 성탄이 다가옴을 알립니다. 사람들은 ‘나 홀로 집에’와 같이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떠올리며 추억에 젖습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영국을 대표하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문학 작품이라면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미국을 대표하는 단편 소설로 이맘때가 되면 우리의 머릿속에 애틋한 기억으로 떠오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서로를 더없이 사랑하지만, 배우자가 갖고 싶어 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에는 너무도 가난한 부부, 델라와 짐의 이야기입니다. 델라는 평소에 남편이 가지고 다니는 시계에 줄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는 시계는 남편에게는 가보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주머니에서 줄 없는 시계를 꺼내 볼 때마다 아내의 마음은 미안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미안해하기는 남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내의 길고 풍성한 갈색 머리가 작은 폭포처럼 물결치며 눈부시게 흘러내릴 때마다 머리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브로드웨이 상점 진열장 앞을 지날 때마다 아내가 눈여겨보던 머리핀 세트가 있었습니다. 거북이 등껍질로 만든 머리핀은 가장자리가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너무 비싸서, 절대로 가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나 갖고 싶어 했기에 아내가 그토록 원하는 것을 사 주지 못하는 남편의 마음도 미안함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다음 이야기는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입니다. 남편은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핀을 샀습니다. 아내는 자기 머리를 잘라 판 돈으로 남편의 시곗줄을 샀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선물을 가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들어서면서 머리를 싹둑 자른 아내를 본 남편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건넨 머리핀을 선물로 받은 아내는 커다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막상 그렇게 갖고 싶었던 머리핀을 갖게 되었는데, 지금은 꽂을 머리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겨우 정신을 차린 아내는 자기 머리는 다시 기르면 된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남편을 위해 산 시곗줄을 꺼내 보이며 남편에게 시계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줄 머리핀을 사기 위해 시계를 팔았다고 하면서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크리스마스 선물은 당분간 잘 모셔두자. 지금 당장 사용하기엔 너무 아깝잖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알려진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The Gift of the Magi’입니다. ‘동방박사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오 헨리는 이 책에 이런 제목을 붙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나는 지금 여러분에게 자기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소중한 보물을 서로를 위해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희생시킨 두 어리석은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서툴게나마 들려주었다.’ 


    그의 말은 계속됩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현명한 시대의 현명한 사람들에게 나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해두고 싶다. 선물을 주고받는 모든 사람 가운데 이 두 사람만큼 현명한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그들이 바로 동방박사라고.’ 


    오 헨리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서로를 위해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희생해서 선물을 마련한 젊은 부부를 어리석다고 하면서, 결국은 그들이 주고받았던 선물이야말로 ‘어리석음이 만든 가장 현명한 선물’이었다고 말합니다. 


    우리도 그런 어리석음이 만든 가장 현명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가장 어리석은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자기 아들을 세상에 보내셔서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시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자신을 희생해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어리석음이 만든 가장 현명한 선물’이 되셨습니다. 


    세상은 현명한 이들의 마음을 기쁘게 할 현명한 선물을 고르느라 분주하지만, 현명한 시대를 사는 현명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물은 사랑과 희생이라는 선물입니다. 어이없을 정도로 어리석게 보일 만큼 사랑과 희생으로 세상을 섬길 때 우리는 어리석음이 만든 가장 현명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현명한 선물이 되신 것처럼 우리도 세상을 향한 가장 현명한 선물이 되는 기쁨이 가득한 성탄절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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