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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예수의 흔적을 구했던 고 채동선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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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4-01-19 | 조회조회수 : 4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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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6월 어느 날입니다. 함께 교회를 섬기던 최 집사님이 “한인연합센터”(Korean American Community Coalition)를 창립하신다 해서 함께 예배드리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방문한 사무실이 마가교회 안이었습니다. 마가교회의 담임 채동선 전도사님이 오셔서 즐거이 축복하셨고, 인사를 나누며 감사를 전달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두서너 달 전, 타운의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우리 모임이 전도사님 일행의 식대를 대납했는데, 전도사님이 갑자기 고인이 되셨다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마가교회와 가까이 지내시는 한인연합센터 최 집사님의 이야기로는, 작년 말에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얼굴이 좀 검다 싶었는데, 전도사님은 위암이 간암으로 전이되면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위가 안 좋아서 4년 동안 소화제만 먹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최 집사님은 그동안도 교회 안의 사무실을 무료로 사용하고 교회 시설을 이용하여 모임을 주재할 수 있었습니다. 

       

    마가교회, 곧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교회”는 자신이 가난하게 되어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만들었습니다. 채 전도사님은 나그네 된 사람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거처를 제공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교회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난한 사람들의 기댈 언덕이 되셨습니다. 힘든 사람들이 모여 가족적인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채 전도사님이 젊은 시절에 회사의 파산을 체험하고 우울증으로 약물에 빠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난 목회 시절 동안 거처가 불분명한 사람, 경제적 파산자, 알콜 중독자와 주변의 청소년들을 찾아 함께 식사하고 상담했습니다. 매달 개스비가 약 1,500불이었다고 하니, 전도사님은 발로 뛰는 목회를 하셨습니다. 

       

    채 전도사님의 가문은 기독교적 전통이 깊은 가정입니다. 증조부는 일본 강점기 시절 신사참배를 거부한 채정민 목사입니다. 조부는 한국 총신대에서 헌법과 교회사를 가르치며 여러 교회의 분쟁을 중재할 뿐 아니라, 한때 기독신보 주필이었던 채기은 목사님입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와 조카들이 50명이나 되는 대가족인데, 가족 모임은 즐겨 가시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을 가족으로 삼아 도왔습니다. 히스패닉 교회, 몽골 교회, 합창팀, 서비스센터, 선교사님들이 묵어가는 장소, 침술 선교, 심지어는 다른 교회와 예배실 및 파킹장을 즐거이 공유하는 놀라운 관대함을 가졌습니다. 마가교회는 상당한 액수의 렌트비를 지불하면서도, 다른 단체들은 좌, 우파를 불문하고 무료로 쓰게 했습니다. 

       

    목사님을 지원하며 섬기는 사모님은 얼마나 더 수고가 많으셨겠습니까? 영주권을 내려는 사람들을 위하여 약 30명의 재정지원을 하셔서, 나중에는 이민국에서 재정보증을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22년 동안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교역자들과 같이 유무상통하며 10여 년을 같이 살았기에, 그들이 가족이 되었습니다. 사모님은 검안의로서 높은 연봉을 받아 모든 사역에 투자하셨습니다. 전도사님 부부는 “남 좋은 일 해주는 도사”, “자기 것 챙기는 데는 어린아이”였습니다. 이웃 사랑을 위해 “쓰는 데는 박사”, “거두는 일에는 바보”였습니다. 

       

    병든 전도사님을 위해 기도하던 사모님은 “예수님, 주님 동생이잖아요, 살려주세요!” 간구하셨다고 합니다. 생명의 불빛이 꺼져가는 전도사님을 보며 걱정하는 성도들을 오히려 위로하시며, “전도사님 돌아가시면 난 부자 돼요”, “전도사님이 안 쓰면 돈 모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교회의 도움을 거절하셨다고 합니다.

       

    알콜 중독과 우울증, 마약과 수차례 자살 시도를 예수로 극복한 전도사님은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를 선택하였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들의 공동체는 이 세상에서 “나의 흔적”이 아니라 “오직 예수의 흔적”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소망으로 삼고, 이 비전을 위하여 오늘까지 달려왔습니다. 교회와 채은미 사모님 위에 예수와 성령의 위로가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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