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자존심과 자만심의 사이에서 > 칼럼 | KCMUSA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자존심과 자만심의 사이에서 > 칼럼

본문 바로가기

  • 칼럼

    홈 > 목회 > 칼럼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자존심과 자만심의 사이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작성일2024-01-26 | 조회조회수 : 95회

    본문

    오늘 아침, 신문을 펴보면서 즐거운 마음이 되었습니다. 한미우호협회가 성김 전 주한 대사와 장태한 리버사이드대 교수를 ‘올해의 이민 영웅상’ 수상자로 결정하였기 때문입니다. 한인 이민자의 정계 진출을 위한 자신감을 불어넣은 대사님, 소수민족의 역사와 한인 이민사를 연구하고 한인 타운에 공헌하신 장 교수님의 수고를 인정한 귀중한 상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추구하는 권세와 재물이 있지만, 그것과 함께 명예를 가지는 일, 즉 타인의 “인정”(recognition)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성경의 잠언은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잠 22:1)라고 말하며, 전도서는 “좋은 이름이 좋은 기름보다 낫다”(전 7:1)고 말합니다. 결국 명예로운 이름이 재물과 부귀보다도 더 낫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존경받는다는 것, 인정받는 것, 신뢰와 칭찬을 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타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은 명예이기 때문에, “인정 투쟁”(the struggle for recognition)을 벌이기도 합니다. 의도적인 명예 훼손과 악의적 공격이 세상에 가득한 지금, 유명해지지 않더라도 향기로운 이름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욕먹는 정치인, 비난당하는 기업인, 추행이 밝혀진 사회적 명사, 그리고 심지어는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목회자, 심지어 유력자를 함정에 빠뜨리고 공격하는 패륜적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랑 시절, 다윗이 경험했던 하나의 위기는 자존심 때문에 살인할 뻔했던 일입니다. 유대 남방 마온 황무지에 피신하였을 때, 다윗의 군대는 나발의 장벽이 되어 남방의 도적 떼로부터 나발의 가축을 지켜줍니다. 양털을 깎는 날 다윗의 부하들은 그곳에 가서 예의를 갖춘 후, 자신들을 도와줄 것을 간구합니다. 나발은 자만심의 대가입니다. 그는 잔칫날 다윗의 군대로부터 받은 은혜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그들을 모욕하여 보냅니다. 이 일로 자존심이 손상된 다윗은 나발의 가문을 진멸하기로 작정하고 출동합니다. 지혜로운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 급히 가서 간곡한 말로 사과하고, 준비한 풍성한 선물로 다윗의 상처 난 자존심을 치유하고 살인을 막습니다. 다윗은 그 여인의 지혜를 칭찬하고, 술이 깬 나발은 벌어진 사건의 경과를 듣고 낙담하여 죽습니다.

       

    자존심(self-respect)은 사람의 됨됨이를 선도하는 선한 특성을 가집니다. 예술가의 자존심은 가난을 극복하게 만들고, 공무원의 자존심은 정직한 업무수행을 가능하게 하며, 목회자의 자존심은 목회적 헌신을 가능하게 하고, 군인의 자존심은 긍지 속에서 국방에 매진하게 합니다. 자존심이 선한 기능을 발휘할 때는 자긍심(self-esteem)으로 나타나, 나를 세우고 이웃 사랑을 이루는 성취로 나타납니다. 나아만 장군을 맞아 이스라엘 왕이 옷을 찢었다는 말을 들은 엘리사가 “그 사람을 내게로 오게 하소서 그가 이스라엘 중에 선지자가 있는 줄을 알리이다”(왕하 5:8)는 말은 선지자의 출중한 자긍심을 전달합니다. 이는 자존심의 가장 선한 나타남, 자긍심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종종 자존심이 자만심(self-conceit)이 되는 때도 있습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거나 자신에 대한 후한 평가가 정도 이상이 될 때, 그는 하나님의 은총과 이웃의 역할을 무시하고 교만에 빠집니다. 그렇게 되면, 나발과 같은 오만으로 타인을 무시합니다. 귀족인 척하는 속물근성, 사치와 허영심에 찬 생활양식, 그리고 재물, 연고, 직책, 학벌 등의 망상에 압도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것은 자만심에서 벗어나, 영적 자존심을 세우게 만드는 결정적 사건입니다. 죄인일수록 온전한 회심 후에 오는 자존감은 극대화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자만심이 아니라, “여호와 보시기에 존귀한 자”(사 49:5)로 우리를 높여주신 영적 자긍심의 발로입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