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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신앙은 성도를 주인으로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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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4-05-08 | 조회조회수 : 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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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여름, 고국에 들렸다가 동생 집에 며칠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가 끝나면 동생은 제수씨가 있든 없든 매번 설거지했습니다. 저는 동생에게 물었습니다. “언제부터 설거지했지?” 동생은 “벌써 한참 됐지.” 나는 대답하였습니다. “왜 내가 그것을 몰랐지, 왜 안 보였지?” 

       

    미국으로 들어온 저는 아내에게 “이제 내가 은퇴했으니 설거지해야지” 말했습니다. 착한 아내는 바삐 목회하던 제게 집안일을 부탁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성도를 섬기는 저의 일 때문에, 가사의 부담에서 저를 해방 시켰던 것입니다. 아내는 웃으며, “작심삼일이 되지 않을까요” 했습니다. 설거지 경력이 10달이 넘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돌아가신 아버지도 아픈 어머니를 위해서 늘 섬겼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아 그렇지!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하여 붕어와 채소 삶은 물을 늘 준비하셨지.” 저도 비로소 아버님의 섬김을 조금 닮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한국과 같은 곳에서 신분적 차원의 노예제는 더 이상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기록되던 시대에는 노예제가 있었고, 성경의 중심 주제 중의 하나는 자유와 해방입니다. 성경의 첫 다섯 책 모세 5경은 노예제를 폐지하지는 않지만, 이집트 종 되었던 집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 시킨 여호와 하나님을 강조합니다. 신약에 넘어와서도 사도 바울은 노예제 자체를 폐지하지는 않지만,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라”(갈 3:28)고 선언합니다. 성경은 신분제도의 폐지를 향한 방향 지시를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구원받은 성도가 “완벽한 자유인이 되어 종이 아닌 주인”이 된다고 선언합니까? 이에 대한 대답은 “외견상으로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 해방되었습니다.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죄와 사망과 율법의 속박으로부터 우리가 해방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우리는 다시금 종의 멍에를 지지 말아야 합니다. 

       

    자 그러면 성도들이 주인 노릇을 시작할까요? 우리가 해방되었으니 누구를 종으로 삼을까요? 주인이 되려면 노예가 있어야 하는데, 해방된 우리가 누구를 노예로 만들까요? 주변의 사람들을 종으로 삼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하나님이나 자연을 종으로 삼을까요? 

      

    하나님의 해방과 세상의 정치투쟁이 가져오는 해방은 차이가 있습니다. 세상의 해방운동이나 혁명은 계급적 위치를 바꿉니다. 혁명적인 변화는 지배집단과 그 통치체제를 교체하는 것입니다. 어제의 주인이 종이 되고, 어제의 종이 오늘의 주인이 됩니다. 그런데 구약의 해방자 하나님은 우리를 향하여 이제 세상의 종이 아닌 “나의 종”(사 41:8-9, 49:3)이라 하십니다. 물론 하나님은 자비로우셔서 우리를 억압하시지 않고 우리를 깊이 사랑하십니다. 신약에서도 복음으로 해방된 우리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어 “자유를 육체의 기회로 삼지 않고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갈 5:13)고 권면을 받습니다. 

       

    왕이신 하나님은 이집트에서 죄에서 해방된 우리를 주인이 아니라 자신의 종으로 삼았습니다. 왕이신 예수님은 우리를 피로 구속하여 자신의 소유로 삼았습니다. 우리에게 아들을 주신 하늘 아버지는 우리에게 살리는 왕, 세우는 왕, 그리고 지키고 섬기시는 왕입니다. 세상의 종에서 삼위 하나님의 종, 그의 소유된 우리는 군림하는 주인이 아니라 섬기는 “왕 같은 제사장”이자 주의 소유된 백성”(벧전 2:9) 곧 청지기입니다. 사회적 갈등과 신분의 변화는 제로섬(zero-sum)게임이므로, 손해와 이익을 합치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종이 되면, 우리는 서로 섬기고 종노릇 하므로 승승(win-win)의 인간관계, 생산적인 평화의 인간관계를 형성합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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