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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세상 읽기] 노동이 사라진 시대…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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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5-12-31 | 조회조회수 : 2,45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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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20년 내에 인간의 노동은 선택 사항이 될 것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던진 이 말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예언이 아니다. AGI(범용인공지능)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특이점'이 목전에 다가왔다.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인간의 일자리는 90% 소멸할 것이라는 전망은 공포가 아닌 현실적인 계산이다. 그렇다면 노동하지 않는 인간은 어떻게 소비하고, 어떻게 삶을 영위할 것인가? 그 답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이 바로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이다.


IT 거물들은 누구보다 이 위기를 먼저 감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단순한 기본소득을 넘어, AI와 로봇이 창출할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한 '보편적 고소득(Universal High Income)'의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OpenAI의 샘 올트먼 역시 궤를 같이한다. 그는 '월드코인(Worldcoin)' 프로젝트를 통해 AI 시대의 신원 증명과 기초 자산 분배를 실험했다. 또한 그의 주도로 이루어진 연구들은 조건 없는 현금 지급이 사람들을 게으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이고 더 가치 있는 활동에 집중하게 함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들에게 기본소득은 자선이 아니라, AI가 대체할 노동력에 대한 '기술 배당'이다.


일리노이주는 이미 구체적인 실험에 돌입했다. 쿡 카운티(Cook County)의 '약속된 소득 보장(Promise Guaranteed Income)' 프로그램은 단순한 시혜성 복지를 넘어섰다. 월 500달러를 조건 없이 지급받은 주민들은 이를 통해 주거 안정을 찾고, 미래를 계획할 여유를 얻었다. 이는 일시적 구호가 아닌 항구적인 제도로 정착해나가고 있다.


뉴욕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기본소득이 논의되고 있다.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는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이라는 기치 아래 무료 버스 운행과 같은 '보편적 기본 서비스(Universal Basic Services)'를 주장한다. 교통, 통신, 주거 등 필수재를 무료화하는 것은 현금 지급만큼이나 강력한 소득 보전 효과를 낳는다. 이는 부의 재분배를 통해 사회 전체의 구매력을 유지하려는 시도이며, 넓은 의미의 기본소득이다.


한국의 실험은 더욱 창의적이고 토착적이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햇빛연금'은 공유자원인 태양광과 바람을 이용한 전력생산 이익을 주민들과 나눈다. "바람과 햇빛은 모두의 것"이라는 철학 아래, 수익을 주민들에게 배당금(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이 모델은 인구 소멸 위기의 농어촌을 되살리는 기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자연이 준 보너스를 다 같이 나누는’ 모범 사례다.


나아가 한국 정부는 지자체별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구 감소 지역 주민들에게 월 15만 원 수준의 지역 화폐를 지급하여 지역 경제를 순환시키고 소멸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중앙 정부의 지시와 지자체의 자발적 참여가 결합하여 기본소득이 정책의 중심부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AGI 시대의 기본소득은 선택이 아닌 필수 개념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이제 IT 업계가 제안하는 '기술 배당', 신안군이 보여준 '자연 배당', 그리고 뉴욕과 쿡 카운티가 시사하는 '사회 배당'을 혼합한 새로운 모델을 설계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노동 없는 세상이 저절로 유토피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노동의 종말'은 대량 실업과 빈부 격차라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냥 핑크빛 미래만을 낙관할 수는 없다. 지금 바로 이 거대한 분배 시스템을 구체화해야 한다. 로봇과 AI가 생산을 담당하고 인간은 그 과실을 '배당'받는 구조를 안착시킬 때, 노동의 종말은 혼란이 아닌 진정한 '인간의 시간'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재호(유튜브 ‘굿모닝 바이블 잉글리쉬’ 운영자)

www.bible-engl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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