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칼럼] 일상의 즐거움 속에서 일어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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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집이라는 공간은 오랜 시간 익숙해진 생활의 터전이며, 모든 것이 습관처럼 편안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집에 있으면 먹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고, 잠자리 또한 몸에 익은 침대와 방에서 충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여행을 하거나 타지에 머물게 되면 식당에서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집밥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잠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호텔 침대라 해도, 집에서 자는 것만큼 편안하지는 않다.
나는 지난 해 연말, 약 3주 정도 집을 떠나 여러 곳을 여행하고 딸의 집에도 머물다 새해를 맞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비로소 나의 일상이 다시 시작되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사무실로 출근하고, 저녁 시간에는 짐에 가서 일주일에 네 번 정도 운동을 한다. 또 일주일에 한 번은 아내와 함께 피클볼을 치며 땀을 흘린다. 여기에 더해 수요일 저녁 기도회, 토요 새벽기도회, 주일 예배에 참석하며 말씀과 찬양, 기도로 영적인 양식을 공급받고, 영육 간에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며칠 전 저녁,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피클볼을 치러 갔다. 아내는 어깨 회전근개 질환으로 약 3개월 동안 운동을 쉬다가 새해 들어 처음으로 코트에 나선 날이었다. 나 역시 손가락 수술 후 회복기를 지나 다시 운동을 시작한 터라, 둘 다 몸 상태가 한결 나아졌다는 기쁨 속에 코트에 섰다. 오랜만에 둘이서 신바람 나게 공을 주고받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아내가 잘 치면 칭찬하며 격려했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한 순간, 공이 높이 떠올랐고 나는 힘을 주어 강하게 내려쳤다. 공은 아내의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날아갔다. 아내는 그 공을 꼭 받아 넘기겠다는 마음으로 재빠르게 오른쪽으로 움직이다가 순간 중심을 잃고 코트 바닥에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괜찮아? 괜찮아?”라고 소리치며 아내에게 확인했다.
아내는 잠시 후 겨우 일어나며 오른쪽 팔꿈치 쪽이 따갑고 얼굴이 바닥에 살짝 닿았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계속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뼈나 머리에 큰 이상이 없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그렇게 남은 시간도 조심스럽게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다시 살펴보니, 오른팔 팔꿈치 아래쪽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눈 옆에는 작은 찰과상이 있었다. 해당 부위에 약을 발라주며, 이 정도로 끝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아내에게 운동 신경이 있어서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다고 안심시키면서,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넘어지고도 큰 부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하게 되었다.
이 일을 겪으며 한 가지 분명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제는 나이가 있는 만큼, 운동을 하더라도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은 필요하지만, 욕심을 내거나 과하게 하면 오히려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앞으로는 그저 공을 받아 넘기며 몸을 움직이는 정도로,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운동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일상의 즐거움 속에서도 언제든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순간마다 우리를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음을 기억하게 하신 주님께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작은 사고를 통해 삶의 속도를 조절하게 하시고, 절제와 지혜를 배우게 하신 하나님께 오늘도 조용히 감사의 고백을 올려드린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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