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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정 박사의 정신건강 이야기] 자살률 높이는 조울증의 역사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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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1-20 | 조회조회수 : 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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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후 1 세기경에 카파도키아(Cappadocia)에서 출생했던 그리스 의사 아레타이우스(Aretaeus)는 “멜랑콜리아(우울증)는 메니아(조증)의 시작이며…… 조증은 우울증이 심해셔서 생기는 우울증의 일부이다. 결코 다른 병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양극성 질환(Bipolar Disorder)에 대한 정확한 발견이다.


1899년에 크레펠린(Emil Kraepelin)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이 극대화 되어서 나타난 병, 즉 과도한 슬픔과 과도한 기쁨, 신경질과 심각한 분노, 폭력, 문제된 에너지 패턴, 수면의 큰 장애 등을 기술하였다. 


수천년 전부터 이미 인류에게 알려졌고, 서로 다른 문화 세계에서 발견되어 온 조울증은 많은 사람들을 괴롭게 하고,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해 왔다. 이처럼 너무나 괴로운 증상들 때문에, 이 병에 걸린 환자들은 오로지 자신의 손으로 자기를 파괴시키는 것만이 이 병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라고 믿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자살 사건의 가장 많은 원인이 바로 조울증인 이유이다.


그러다가 이 병을 고칠 수 있는 약물이 발견 되었다. 1943년에 오스트렐리아의 정신과 의사 존 케이드(John Cade)가 리튬(Lithium)이라는 광물질을 사용하여 조울증 환자를 고치는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제 더 이상 정신과 질병은 마귀의 장난이나 부족한 의지력 때문이 아닌, 두뇌라는 장기, 즉 몸의 병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유럽의 많은 의사들이 리튬의 효과를 여러 실험을 통해서 재 증명했다. 미국의 식약청(FDA)도 70년도 초기에  리튬을 조울증의 치료제인 동시에 재발을 방지하는 우울증 치료제로도 인정하였다. 


1990년대의 10년간은 인류에게, 특히 정신과 환자들에게는 르네상스와 같은 기간이다. “두뇌의 십년(Decade of Brain)”이라는 말이 생겼을 만큼 십 년 동안에 MRI 기계를 통해서 인간의 두뇌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고, 전자 현미경의 발달로 뇌전파 물질들을 알아 내었다. 우선 정신과 질병들은 두뇌 안의 화학 물질들의 불균형에 의한 것임이 밝혀진 것이 가장 획기로운 것이었다. 이 덕분에 훌륭한 정신과 치료 약물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불란서 외과 의사들이 쓰던 또라진(Chlorpromazine)을 조현병 환자에게 처음 사용한 것은 미국의 젊은 정신과 의사 프랭크 에이드(Frank Ayd)였다. 1960년대 초반이었다. 조현병 환자들의 망상과 환청 증상들이 이 약물(항정신제; Antipsychotics라 불림)을 쓰자 사라졌다. 


케네디 대통령이 “지역 사회 정신 건강법(Community Mental Health Act)”을 1965년에 공포함으로써, 산 속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수많은 환자들이 가족과 지역 사회의 품으로 돌아 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필자가 1973년, 의학을 더 공부하기 위해 미국에 도착했을 때, 쉽게 정신과 수련의 기회를 얻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또라진과 비슷한 많은 항정신제가 제조되었다. 할돌(Haldol), 멜라릴, 프로릭신, 나베인, 스텔라진….. 등이 쓰였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이 약들의 사용을 기피하게 된 원인이 있었다. 영화 “Beautiful Mind”의 주인공인 내쉬 박사(Dr. Nash)가 영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약의 부작용 때문에 약물 복용을 중지하고 다시 심한 환청과 피해 망상으로 고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뇌전파 물질(neurotransmitter)에 대한 연구와 함께 새로운 약물로서 등장한 제2세대 항정신제(Second Generation Antipsychotics) 들이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불러 넣었다. 과거에 나왔던 항정신제들, 즉 제1세대 항정신제, 또는 정식 항정신제(Typical antipsychotics) 들이 근육을 뻣뻣하게 해서 마치 얼굴에 마스크를 쓴 것처럼 만들고, 입을 꼭 다물지 못해서 침이 새고, 손발을 떠는 증상들을 가져온 데 비해서, 새로 나온 약들은 그러한 부작용이 없었다. Clozapine(Clozaril), Olanzapine(Zyprexa), Risperidone(Risperidol), Quetiapine(Seroquel), Aripiprazole(Abilify) 같은 새 약물들을 그후로 제2세대 항정신제, 또는 비정식 항정신제(Atypical antipsychotics)라 부르게 되었다.


뇌전파 물질들인 도파민, 쎄로토닌, 엔돌핀, 노어에피네프린 등을 연구하던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신경세포가 수상 돌기(dendrites)를 통해서 정보를 받아 흥분이 되면, 전기가 생성되고, 이것이 축삭 돌기(axon)를 통해서 다음 세포들에 전해지면, 화학 물질을 쏟아낸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리고 뇌전증 치료제인 항경련제들, 즉 데파콧, 라믹탈 등이 두뇌에서 뇌전파 물질들의 이상 때문에 생기는 조울증의 치료에 큰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제 조울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정서 안정제들(mood stabilizer), 세 가지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전하면 다음과 같다. 조울증 환자들이 크게 고통 받는 세 가지의 주요 감정들; 우울감, 불안감, 분노의 감정 등을 치료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중, 대부분 두 가지를 소량에서 시작하여, 치료에 적합한 양으로 서서히 증가시켜 완전히 치료한 후에,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 소량으로 줄여서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90년도 이후에 제조된 훌륭한 물질 중에는 항우울제들이 있다. 과거에 사용하던 삼환성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s)에 비해서 훨씬 부작용이 적고 안전한 제품들이다. 


그러나 조울증 환자에게 정서 안정제 대신에 이런 항우울제만을 쓰는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와서, 미성년자나 젊은 청년들이 더 증상 악화나 자살 기도들이 발생할 수 있다. Mood Shifting이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자신에게 어느 정도 조울증 기질이 있었으나 모르고 있던 경우, 또는 가족 중에 과거에 조울증 환자가 있었던 경우에 올 수 있다. 한국인들이 가족의 정신병을 외부나, 자손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쉬쉬하는 문화 때문에 한국의 자살률이 세계의 최고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심각해지는 데 기여하는 듯하다.


위의 내용은 Frederik Goodwin M.D.(George Washington U. Professor of Psychiatry) 와 Kay Jamison, PhD(Johns Hopkins U. Professor of Psychiatry)가 공저로 출판한 Manic -Depressive Illness. Bipolar Disorder and Recurrent Depression(2nd  edition)을 참조로 했다.

 

“Unquiet Mind”를 써서 본인의 양극성 질환과 심각한 자살 기도의 사건을 책으로 출판했던 닥터 제이미슨이 자신의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받으면서도, 쉬지않고 연구와 저작, 그리고 교육에 계속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의 심도를 더 높여주는 듯하다.


수잔 정 박사(소아정신과 전문의, 전 카이저병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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