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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 일기] 거룩과 세속은 한 장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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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6-01-26 | 조회조회수 : 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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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중반, 전 세계를 휩쓴 노래 "Dominique(도미니크)"를 기억하시나요?


“Dominique, nique, nique —

il chante, il chante toujours.”

도미니크는 노래한다

그는 언제나 노래한다


제목은 낯설어도 "도미니크 니크 니크 니크~" 하는 경쾌한 멜로디를 들으면 누구나 "아, 이 노래!" 하고 무릎을 치실 겁니다. 한국에서는 서수남·하청일 듀엣이 "벙글벙글 웃어주세요"라는 가사로 번안해 큰 사랑을 받기도 했죠.


하지만 "노래하는 수녀(The Singing Nun)" 자닌 데케르(Jeannine Deckers)의 이야기를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기타 치고 노래하는 것을 사랑했던 벨기에 도미니크 수도회의 한 수녀님. 그녀는 선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순수한 신앙심으로 이 노래 '(성인) 도미니크'라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이름없이 '노래하는 수녀'로 발매된 음반은 비틀스와 엘비스 프레슬리를 제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죠.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세상의 열광은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수녀원의 규율은 속박처럼 느껴졌고, 결국 그녀는 수녀복을 벗고 자닌 데케르라는 본명으로 세상에 나옵니다.


그녀는 자신의 본명으로 새 음반을 내고 전문 가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음반사 사장과 오랫동안 준비하며 새 앨범 "La pilule d'or(황금 알약 혹은 황금색 피임약)"을 냈습니다. 이 노래는 피임과 자립적 여성의 성적 자유와 페미니즘을 찬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과는 냉혹했습니다. 대중이 원했던 것은 순수하게 노래하는 수녀지, 세속에 물든 가수 자닌 데케르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후에 그녀의 노래가 술과 마약에 접근하며 만든 노래였다는 것도 밝혀집니다.


그녀는 이제 가수로서 폭망합니다. 여기저기 무대에 서며 수녀 때 부르던 도미니크를 불러봤지만 대중에게 외면 당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고달픈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녀는 결국 52세의 나이에 동성 파트너와 함께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가볍고 경쾌하게만 들렸던 노래 "도미니크." 그 선율 뒤에 가려진 파란만장한 삶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거룩함과 세속의 거리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거룩함은 세상의 빛으로 나타나야 하지만, 동시에 그 빛은 세상 한복판에서도 결코 꺼지지 않아야 합니다. 어쩌면 거룩함과 세속성은 한 끗 차이로 붙어 있는 우리 신앙인의 양면성일지도 모릅니다.


신동수 목사(병원/호스피스 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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