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회, 흩어짐이 만들어 낸 큰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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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은 한 달에 한 번 속회로 모이는 날이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성도님들은 여느 때처럼 선교회별로 점심 친교를 나누었습니다. 친교가 마무리될 즈음, 속장님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속회 모임을 위한 자리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날 미리 공간을 꾸며 둔 속회도 있었고, 찬양을 위해 악기를 가져오신 분도 계셨고, 간식과 음료를 정성껏 챙겨 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혹시라도 속원들이 그냥 돌아갈까 염려한 속장님들은 여러 차례 속회 모임을 안내했고, 모이는 자리까지 직접 인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속회마다 정해진 장소인 성가대실, 새가족실, 교육부 예배실, 교실들, 친교실 등으로 흩어져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목회자 가정들은 담임목사실에 모였습니다.
모두 흩어지고 나니 교회가 텅 빈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주차장에는 여전히 차들로 가득했지만, 예배당에는 아무도 없었고, 사람들로 북적이던 친교실도 조용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교우들은 교회의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혜의 울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찬송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는 이내 기도 소리로 바뀌었고, 말씀을 나누는 음성으로 증폭되었습니다. 조심스레 건넨 삶의 이야기는 메아리가 되어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커다란 울림이 되었습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울림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분명해졌고 점점 깊어졌습니다. 그 울림은 속회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교회의 심장이 뛰고 있음을 알리는 박동 소리였습니다.
그렇게 모인 속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교회가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찬양과 기도가 있었으며, 말씀이 삶과 연결되는 진지한 나눔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속회 모임을 통해 선교의 사명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신앙인으로 걸어가야 할 소명의 길이 분명해졌고, 나눔과 섬김으로 감당해야 할 믿음의 책임이 속회 안에서 더욱 또렷해졌습니다.
속회를 마치고 나오는 성도님들의 얼굴에는 공통된 표정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환하게 웃으면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은혜가 넘쳤습니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분명한 것은 오랫동안 속회를 위해 기도하며 섬겨 오신 속장님들과 속회 인도자님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새롭게 속회에 합류하신 분들이 가져온 생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원이 많아져서 분가한 속회들 또한 다시 시작하는 설렘과 함께 큰 은혜를 누렸습니다.
그날 교우들이 속회별로 흩어져 드린 찬양과 기도, 나눈 말씀과 간증은 아름다운 울림이 되어 교회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처럼 은혜로운 속회 모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속회별로 정성껏 드린 헌금을 통해 우리 교회에 맡겨진 선교의 사명을 더욱 충실히 감당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속회 모임을 통해 교회기 살아 있음을 알리는 심장의 박동 소리를 더 크게 듣게 되기를 바랍니다. 흩어짐이 만들어 낸 큰 울림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속회를 앞으로도 계속 은혜로 빚어 가시기를 소망합니다.
이창민 목사(시온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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