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당신과 함께하는 꽤 괜찮은 비기닝” - 제8회 독후감 우수상 이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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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언(세계한인기독언론협회) 주관 제8회 독후감 공모 우수상 수상작
이윤진씨가 읽은 ''꽤 괜찮은 해피엔딩''
효정.
치열했던 2022년 우리의 여름은 가고 이제 가을바람이 제법 선선한 것을 보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올해도 금방 가버리겠구나 생각이 든다. 우리의 아팠던 그 순간도 그러했고 우리가 만났던 행복한 그 순간도 그렇듯 모든 것은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나기 마련, 2022년은 나에게 또한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 마무리 될까. 효정. 올해 뿐만 아니라 당신은 매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다른 누구와 견줄 수 없는 삶의 무게를 견뎌내며 달려왔다는 것을 누구보다 나는 잘 알고 있어. 사실 그 삶을 내던져 버리고 싶을 만큼의 큰 고통이 당신을 덮쳤을 때 벼랑 끝으로 내몰릴 때가 많았잖아.
수년 전 불현듯 다가온 사고로 인해 신체 오른쪽이 모두 마비되고 오른쪽 눈은 실명. 재활로 90% 회복되기까지 당신은 처절한 시간을 보내야 했고. ‘그럼에도 살아야지’ 결심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신의 딸 때문도 아니고, 앞으로의 미래가 희망차고 넉넉 하리라는 확실한 보장을 받았기 때문도 아니라 50여 년을 힘들게 살았는데 그냥 이대로 인생을 끝낼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꽤 괜찮은 해피엔딩]이라는 책 제목만으로 끌렸던 이유는, 현재의 삶이 부디 새드 엔딩(Sad Ending)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고 해피엔딩의 노하우를 이 책을 통해 얻은 후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어. 진심으로.
효정.
화상이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저자 이지선 자매는 미국에서 석사/박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를 역임 하면서 장애 단체의 친선대사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항상 그랬던 것처럼 초긍정으로 당당함으로 살기에 독자들에게 큰 도전을 주고 있더라는.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화상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 이지선이라는 사람이 수년 후 책을 출간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대학 강단에 서는 저자이자 교수가 되었다고 해서 결코 그것이 해피엔딩이 아님을, 이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엔딩(끝)이 아님을 알았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해피엔딩에 대한 답을 몇 번의 정독을 통해 얻었다고 말하고 싶어.
한편으로, 아무리 긍정적이고 감사 충만하게 살더라도 저자는 2003년의 교통사고 후 이미 바뀌어 버린 신체로 인해 독자들은 감히 짐작도 못하는 또 다른 고통이 저자에게는 분명히 있지 않을까 한다.
예를들자면, 여태껏 받아왔던 수술의 횟수보다 더 자주 복원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고 이에 따른 또는 노화에 따른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고, 한 남성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여인으로서의 삶은 포기했어야하는 게 이 책에서는 코믹하게 다뤄졌지만 그 속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감히 상상해 볼 수도 있었지. 힘겹지만 나름 행복한 삶을 살다가 작가는 결국 인생의 엔딩을 맞이 할 텐데 그것이 [꽤 괜찮은 해피엔딩]이라고 독자들에게 얘기 하려는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효정.
인간은 누구나 한번은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데 이 땅에서의 삶이 아무리 성공적이거나 행복하더라도.. 한편으로 고생스럽거나 열심이였들 80세 혹은 90세에 죽음으로 모든 게 완전히 끝이 난다고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해피엔딩은 아니라고 생각해. 이 땅에서 천수를 누리더라도 그 인생은 반드시 끝나는 바, 예수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자들에겐 - 이지선 작가 포함 - 해피 비기닝(Happy Beginning)이 하늘나라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지금의 시간이 고통스러워도 즐겁게 살 수 있는 것이고 당장의 고난이 이해가 안 돼도 의미를 찾을 수 있고, 비록 몸이 성하지 못해도 생명이 있는 한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만약 이 땅에서의 모든 고생과 수고가 보상도 없이 죽음 이후 그냥 그렇게 사라진다면? 정말이지 이 보다 더한 새드 엔딩은 없을 것 같아. 죽음 이후, 마치 모든 것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끝나버리는 듯 하지만 성경에서는 죽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엔 영생이 있다(요한복음 5:24)고 증거하고 있어.
이 나라에서 “그 분의 나라”로 갈 때, 두 팔 벌려 우리를 맞이 해주실 분이 있다는 것을 당신에게 전하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 있어서 인생은 마라톤 같다고(178p) 이 책에서 저자가 말했다고 본다. 42.195km의 마라톤 동안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시간 속에서 극도의 목마름과 최고치의 체력을 소비함에도 그 경주가 아름다울 수 있는건 결승점에 들어가는 순간 온 몸으로 만끽 할 수 있는 환희가 있고, 경주자를 맞이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 일 테지. 슬픔이 아니라 행복이 시작되는, 찰나는 끝이 나고 영원이 시작되는 그 시점에서 진정한 행복을 이 땅이 아닌 “그 나라”에서 맞이할 것이라고 크리스천인 이지선 작가는 확신하고 있었어. 내가 믿기엔 말이야.
효정.
“나는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의로운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 이며, 나에게만이 아니라 주님께서 나타나시기를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디모데후서 4 장 7-8 절).
바울이라는 이름의 예수 그리도를 전했던 사도께서 하신 말씀을 인용 한다. 험난한 인생의 여정 속에서 믿음을 지킨 이지선 작가는 그 날에 의로우신 재판장이신 주님의 환영과 함께 상급을 받을 것이고, 나 또한 결코 녹록치 않은 이 땅의 삶에서 치열한 싸움을 마친 후 그 나라에 가려고 할 때, 당신의 이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거야.
사랑하는 친구, 효정.
이 땅에서 사는 내내 몸이 많이 아파야 했던 당신.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여러 가지 안 좋은 환경과 사건으로 인해 불안에 떨면서 남몰래 울어야 했던 당신. 이 땅에 살면서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그 최선이 한 날 한 순간에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와 여린 몸으로 그 모든 것을 막아내며 홀로 딸을 키워야 했던 당신. 비록 지금은 감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고 그 행복이 이 땅에서 보장이 안 된다 하더라도 나는 당당하게 말하고 싶어. 우리 같이 눈물 없고 고통 없는 그 나라에 갈 수 없을까 하고. 우리 같이 [꽤 괜찮은 해피 비기닝]을 그 곳에서 맞이하자고. 이 마음이 부디 나와 같기를 바라면서.....
2022년 10월 29일, 윤진
*ps*
그 나라엔 사실 엔딩 없어서 질펀하게 행복할 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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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위클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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